3월 통장 가입자 14만명 증가 그쳐…작년 절반, 2014년보다 적어
집값 하락·청약 미달·미분양 우려 영향…대구 등 크게 줄어

청약통장 총 가입자수가 2천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들어 통장 가입자수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산·대구 등에서 공급하는 인기 단지에는 여전히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청약미달과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집값 하락지역이 늘어나는 등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하면서 통장 가입자수도 증가세가 한 풀 꺾인 것이다.

1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총 2천36만3천3명으로 2월(2천22만747명)에 비해 14만2천여명(0.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월 1천794만4천251명에서 3월에는 1천822만5천587명으로 28만1천여명(1.57%)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폭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2014년 같은 기간 가입자수가 17만3천202명(1.06%) 늘어난 것에 비해서도 올해 증가폭이 둔화된 것을 알 수 있다.

민영·공공아파트 모두 청약 가능해 신규 가입자의 대부분이 선택하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경우 3월 말 기준 가입자수가 총 1천811만2천460명으로 지난 2월에 비해 15만8천374명(0.88%) 증가했다.

지난해 2월 1천548만703명에서 3월 1천577만9천300명으로 29만8천597명(1.93%) 늘어난 것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고 2014년 동기간 19만6천939명(1.45%) 증가한 것에 비해서도 증가세가 둔화됐다.

물론 지난해 3월은 수도권의 청약 1순위 가입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면서 통장 가입자수가 급격히 증가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2014년에 비해서도 통장 가입자수 증가폭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가을 이후 청약 미달 단지가 늘고 일부 집값이 약세로 돌아선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파트값은 전국적으로 0.02% 하락한 가운데 대구(-0.87%), 충남(-0.72%), 경북(-0.67%), 충북(-0.22%), 대전(-0.16%), 경남(-0.09%) 등 지방이 약세를 보였다.

청약시장에는 인기단지에만 몰리는 쏠림현상과 양극화가 심화되며 지난 13일까지 청약을 받았던 전국 15개 아파트 단지중 46.7%가 2순위에서도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됐다.

특히 최근 1∼2년간 청약 과열이 심화됐던 지방 5대 광역시의 경우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가 2014년 3월에는 전월대비 6만2천271명(2.51%), 2015년 3월에는 7만7천967명(2.55%)이 늘어난 반면 올해 3월에는 절반 이하인 3만5천979명(0.98%)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가운데 대구시의 가입자수는 2014년 3월 한달 간 2만661명(3.49%)이 늘었으나 지난해는 1만6천252명(2.16%), 올해 3월에는 6천247명(0.71%)으로 신규 가입자수가 뚝 떨어졌다.

대구시의 올해 1분기 아파트값은 0.87% 하락해 전국 광역시·도 기준 낙폭이 가장 컸다. 지난 한 해 9%가 올라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2014년에는 7.89%로 상승률 1위를 기록한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한 대형건설사의 관계자는 “대구시의 경우 수성구와 같은 인기지역은 여전히 많은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체감 열기가 확실히 작년만은 못하다”며 “올해들어 대구 아파트값은 계속 하락중이고 신규 입주물량은 증가해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통장 가입자수도 증가폭이 눈에 띄게 꺾인 듯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3월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1천14만8천명 선으로 지난 2월 대비 8만2천388명(0.81%)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5천957명(1.53%) 늘어난 것에 비해선 크게 줄었지만 2014년(7만3천237명, 0.89%)과는 비슷한 증가세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은 가입 6개월이면 1순위 자격이 생기고 통장 재가입·재당첨 제한이 없어 당첨후 재가입 등이 반복돼왔고 온 가족 명의로 청약통장에 가입해 4∼5개씩 보유한 가정도 많다”며 “주택경기와 청약열기가 꺾이는 지역은 통장 가입자수도 증가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