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쉼터’이용 충분한 휴식을
수시로 창문 열어 차내 공기 환기

▲ 김상근 울산중부경찰서 경비작전계 경사

따스한 봄 날씨와 함께 내리쬐는 햇살이 반갑다. 하지만 불청객인 ‘춘곤증’ 역시 그림자처럼 함께 따라와 운전자들을 괴롭힌다. 춘곤증은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 몸이 따뜻한 봄 날씨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인 신진대사의 부작용이다.

평소 우리 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으나 나른한 오후 운전을 해야 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반갑지 않다.

커피를 연거푸 마시고 기지개를 켜 봐도 졸음은 좀처럼 물러나지 않고, 점심을 든든히 먹은 후에는 운전자들을 더욱 괴롭힌다. 운전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춘곤증으로 인한 졸음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고속도로를 주행했을 경우 잠깐만 졸아도 수십미터를 질주하게 되고, 졸음운전자의 지각반응 속도는 혈중알콜농도 약 0.17%(면허취소 0.1%)인 운전자의 지각반응 속도와 비슷하며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경우 사고 직전까지 충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높은 속도로 인한 졸음운전 교통사고 치사율(4.3%)이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2.1%)에 비해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최근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2009년~2013년 봄철(3~5월) 졸음운전 사고 발생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5년간 봄철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3219건으로 매년 645건의 사고가 발생하며, 1272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하루 평균 7건의 졸음운전 사고와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렇듯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목숨을 앗아 갈수도 있는 졸음운전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방법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첫째, 신선한 산소공급을 위해 창문을 열어 지속적으로 차내 공기를 환기시켜줘야 한다. 밀폐된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00ppm 정도였으나 주행 30분 만에 차량 내 이산화탄소는 3000ppm을 넘어 피로감을 느낀다고 한다. 즉, 밀폐된 차량 내에서는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2~3분 또는 주기적인 환기가 필요하다.

둘째,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몸을 풀어줘야 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을 하다보면 운전으로 인한 피로도가 쌓여 졸음운전을 유발하므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물론 주행 중에는 사고의 위험이 있어 반드시 안전한곳에 정차한 후 실시해야 한다.

셋째, 껌과 견과류 등 간식을 섭취하게 되면 관자놀이의 근육 활동을 통해 뇌피질을 자극해 졸음을 쫓아주게 된다. 커피나 에너지 음료 등 적당량의 카페인 역시 졸음운전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처럼 다량으로 섭취하면 운전 중 화장실 방문이 급해질 수 있으니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넷째, 동승자가 있다면 동승자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졸음운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서로 대화를 통해 졸음을 쫓아 버리고 동승자는 자연스레 운전자의 상태를 살 필 수도 있다. 단 동승자가 과도한 장난을 한다면 오히려 운전에 방해가 돼 교통사고로 이어 질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섯째, 하품이 계속되고 참기 힘든 졸음이 쏟아지면 몸이 수면이나 휴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도로 곳곳에 설치돼 있는 ‘졸음쉼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2011년도에 도입한 졸음쉼터는 2015년까지 총 222곳(고속도로 194, 국도 18)에 설치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도 24곳(고속도로 14, 국도 10)을 추가 설치할 계획으로 있어 장시간 운전 등으로 졸릴 경우 졸음쉼터에서 충분한 휴식이나 잠깐이라도 수면을 취한다면 졸음운전을 방지 할 수 있다.

‘졸음 앞에 장사 없다’는 옛말이 있듯이 목적지에 조금 더 빨리 도착하기 위해 졸음을 참고 계속 운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즐거운 봄나들이가 졸음운전으로 인해 나와 내 가족, 타인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하자.

김상근 울산중부경찰서 경비작전계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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