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의 최악 강진…쓰나미 경보 해제됐지만 사상자 더 늘듯
코레아 대통령 급거 귀국 후 현장 방문…각국 지원 잇따라

에콰도르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62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 수도 최소 2천500명으로 집계됐다. 

재난 현장인 서부 해안도시 만타를 방문한 호르헤 글라스 에콰도르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여진이 발생했지만, 현재 쓰나미 위험은 없다면서 군경을 투입해 구조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군경과 재난 당국이 피해 지역에서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매몰자가 많아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콰도르 정부는 재난 수습을 위해 군인 1만 명과 경찰 4천600명을 피해가 집중된 태평양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배치했다. 

앞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자국을 덮친 규모 7.8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33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코레아 대통령은 “무너진 건물 등은 다시 복구할 수 있지만 인명은 되살릴 수 없다”며 인명 구조를 최우선 순위에 뒀다. 

이탈리아 로마 방문 일정을 접고 급거 귀국 중인 코레아 대통령은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에스메랄다스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규모 7.2의 지진으로 1천 명이 사망한 1987년 3월 지진 이래 에콰도르를 강타한 최악의 지진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에콰도르 정부를 인용해 이번 지진이 1979년 에콰도르 강진 이후 최악이라고 전했다. 당시 강진으로 600명이 사망했고 2만여 명이 다쳤다. 

이번 지진은 16일 오후 6시58분(한국시간 17일 오전 8시58분) 에콰도르 무이스네에서 남동쪽으로 27㎞, 수도 키토에서 북서쪽으로 170㎞ 떨어진 태평양 해안지점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19.2㎞로 비교적 얕은 편으로 관측됐다.

에콰도르 재난 당국은 전날 오후 본진이 난 후 135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2시께 전날 강진의 진앙으로부터 80㎞ 떨어진 곳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에콰도르 강진의 에너지는 지난 16일 오전 일본 구마모토(熊本) 현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보다 약 6배 더 강력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에콰도르 정부는 과야스와 마나비, 산토도밍고, 로스리오스, 에스메랄다스, 갈라파고스 등 6개 지역에 긴급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해안 지역 거주 주민에게 쓰나미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집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해안 지역 주민들은 쓰나미 경보가 해제됐지만, 공포에 질려 여전히 높은 곳에 머무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에콰도르 서북부에 있는 항구도시 에스메랄다스의 정유공장은 지진 이후 시설 점검 등을 위해 임시로 가동을 중단했다. 페트로에콰도르의 하루 정제 규모는 11만 배럴이다.

에콰도르 내무부는 강진 발생 지역 상점의 야간 운영을 72시간 동안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자국 챔피언십 대회를 진행 중인 에콰도르 축구협회도 나머지 경기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선언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페데르날레스, 포르토비에호 지역에 응급 피난처와 야전 병원 등을 세우고 비상식량과 취침 세트 등을 마련해 이재민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융자받아 6억 달러(약 6천900억 원)의 긴급 대응 자금을 편성했다. 

전 세계의 인도주의적 지원도 이어져 국제구호단체는 물론 인접 국가인 베네수엘라와 칠레, 멕시코가 지원 인력과 물자를 보냈다.

미국도 지원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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