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특수 백화점·면세점 유커매출 24~70%↑, 마트 삼계탕 매출도 늘어

▲ 안타티카 리미티드 다운 재킷(코오롱스포츠)

중국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2일)와 일본 골든위크(4월 29일~5월 8일)를 맞아 입국한 두 나라 관광객들로 지난 주말부터 서울시내 주요 유통·숙박업체들이 북적이고 있다.

특히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한류 패션(K-패션) 아이템을 파는 매장에 젊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노동절 연휴와 일본 골든위크에 한국을 찾는 중국·일본 관광객은 각각 6만3천명, 8만3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10일(4월 30일~5월 8일) 사이 약 15만명이 서울·제주 등을 찾을 전망이어서 소비 침체에 어려움을 겪는 유통·관광 업계는 간만의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롯데백화점의 경우 서울 ‘관광 1번지’ 명동에 위치한 소공점을 중심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중국인 매출(은련카드·알리페이 기준)이 작년 같은 기간(노동절 주간 금~일요일)보다 62%나 뛰었다.

특히 유커들은 한류 패션·미용 상품 매장에 몰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1층에 마련된 패션 브랜드 ‘노나곤’ 팝업스토어(임시매장)에는 지난 주말 아이돌 그룹 빅뱅 티셔츠 등을 사려는 젊은 중국·일본인들이 줄을 이었다. 노나곤은 삼성물산과 YG엔터테인먼트의 협업 브랜드로, 구매 고객에게 ‘빅뱅’과 ‘아이콘’의 서명이 담긴 CD 음반을 선착순으로 선물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6층 ‘헬로 K-패션(코오롱FnC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태양의 후예’ 속에서 남·여 주인공 송중기·송혜교 씨가 입었던 ‘안타티카 리미티드 다운 재킷’과 ‘슈콤마보니 통굽 운동화’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전태근 롯데백화점 글로벌마케팅 책임자는 “일본 지진 여파 등으로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고객이 더 늘었다”며 “특히 이번 노동절 연휴에는 노나곤·헬로 K-패션 임시매장에서 한류 스타 관련 상품이 젊은 유커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4월 29일~5월 1일) 백화점과 같은 건물 9~11층을 사용하는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외국인 매출도 1년 전보다 24%, 12% 각각 늘었다. 일본인 관광객 매출 증가율도 26%에 이르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태양의 후예 영향으로 극 중 송혜교씨가 선물받은 목걸이(제이에스티나), 송 씨가 사용한 화장품(라네즈) 등이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최고의 인기 상품”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중국인, 일본인 매출이 각각 58.1%, 70.2% 뛰었다. 중국인은 특히 명품(매출 145.2%↑)·여성 패션(매출 74%↑)·쥬얼리(보석장신구류) 및 시계(55.2%↑) 등의 쇼핑에 열중했고, 일본인은 스포츠·여성캐주얼·명품편집숍 등을 많이 찾았다.

주로 단체여행이 아닌 개별여행객이 출국하기 전 들르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경우 지난달 29~30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74.9% 급증했다.

1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유커 리오 쉬에(Liu Xue·32·베이징)씨는 “8월 결혼을 앞두고 노동절을 맞아 예비 남편과 함께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며 “어제는 청담동에서 웨딩 촬영을 마쳤고 오늘 ’태양의 후예‘에서 주인공들이 먹던 삼계탕을 가족들 선물로 구매하기 위해 롯데마트에 왔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삼계탕 뿐 아니라 허니버터아몬드·초코파이·브라우니 등 과자류, 봉지라면, 김 등도 장바구니에 쓸어담고 있다.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명동 지역 화장품 가게들도 연휴 기간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숨37’의 롯데면세점 소공점 매출은 지난해 노동절 연휴기간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연휴를 맞아 평소보다 훨씬 많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의 같은 기간 매출은 직전 사흘 대비 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사와 주요 호텔들도 성업 중인 것은 맞지만, 백화점·면세점 등과 비교하면 특수 효과가 다소 기대에 미흡한 분위기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 개별여행객(FIT)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최근 비즈니스 호텔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공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노동절 연휴 기간이 3일(4월 30일~5월 2일)로 지난해 5일(4월 30일~5월 4일)보다 짧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직전 주와 비교해 지난 주말 입국한 단체 관광객 수에 큰 차이가 없다”며 “오히려 작년 노동절 연휴와 비교해 다소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연휴 기간이 작년보다 짧아서 특수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서울 롯데호텔(소공동)의 투숙객 수도 1년, 1주일 전과 비교해 투숙객 수가 거의 늘지 않았다. 롯데제주시티호텔만 5% 정도 증가했다.

장충동 신라호텔의 주말 투숙율도 96% 수준으로, 지난해 이맘때(95%)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서울에 관광객이 많이 왔지만, 그만큼 새로운 호텔도 많이 생겼기 때문에 특수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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