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방부 차관·군 장성 등 고위관계자 접촉 의혹

▲ 검찰이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의 로비 의혹과 관련해 서울 삼성동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3일 오후 검찰 관계자들이 본사 건물에서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알선수재)로 브로커 한모(58)씨를 5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엄 철 영장당직판사는 이날 한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군대 내 매장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의 화장품 판매를 할 수 있도록 군 관계자에게 청탁하겠다는 명목으로 정 대표로부터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 대표가 한씨를 통해 군 관계자에게 사업 청탁을 벌인 정황을 포착해 3일 한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또 정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억원을 건넸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한씨는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매장 운영에 관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면세점 내 점포 위치 조정이나 제품 진열, 재고 관리 등을 도와주고 점포 수익의 3∼4%를 수수료로 받는 내용이다.

정 대표는 2014년 7월 한씨 측과 거래를 중단하고 B사와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 장모씨가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한씨와의 계약 체결과 해지, B사와의 신규 거래 과정에서 정 대표가 롯데 측에 로비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롯데 측은 문제가 없다며 부인했다.

한씨 측은 군 납품이나 면세점 운영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씨의 변호인은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이 사건은 롯데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로비 활동을 위해 ‘대외 직함’ 성격으로 네이처리퍼블릭 고위직을 주겠다고 한씨에게 제안했고, 한씨가 이에 응해 돈을 받고 알선·청탁과 관련한 일을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씨가 2011년 초·중학교 동기인 이모 전 국방부 차관을 통해 군대 내 매장 관리를 맡는 박모 국군복지단장(당시 육군 소장)과 만나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의 군 납품 문제를 논의하고, 복지단장의 친구인 변호사를 로비에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실제로 군 관계자에 대한 납품 로비가 성사됐는지, 이를 대가로 금품 거래가 오갔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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