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울 지지도 ‘흔들’…지지기반 취약성 노출
지도부, 연휴기간 쇄신책 구상·9일께 당직개편 주목

국민의당이 4·13 총선을 전후해 보여줬던 ‘거침없는 하이킥’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신생 정당으로서 여야 원내 1, 2당의 상황이나 당내 작은 변수에도 쉽게 지지율이 요동치는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도부는 연휴 기간 공개 행보를 자제하며 쇄신 구상에 집중했다. 이르면 오는 9일 당직개편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와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6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3.1%p)에 따르면 5월 첫째주 국민의당 지지율은 18%로, 새누리당(32%), 더불어민주당(2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총선 직후 기록한 최고치(25%)에서 2주 연속 하락한 결과이다.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2.5%p)에서도 국민의당 지지도는 21.6%로 전주(24.9%)보다 하락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전체 28개 의석 중 23개를 휩쓸었던 호남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호남 지지율이 14.8%나 급락한 35.8%로 더민주(35.3%)와 거의 차이가 없었고, 갤럽 조사에서도 전주 48%이던 지지율이 40%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의 지지율 하락도 두드러진다. 갤럽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서울지역 지지도는 지난 주 28%로 새누리당(27%), 더민주(25%)를 모두 앞섰으나 이번 주엔 17%로 전주대비 11%포인트나 떨어지면서 새누리당(28%) 더민주(27%)에 모두 밀렸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국민의당 지지층의 취약성이 드러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양당에 실망한 지지층이 국민의당으로 옮겨온 경우가 많은 만큼 충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립정부 논란에 이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과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원칙없이 당리(黨利)만 좇는 게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제기됐다.

여기에다가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도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완화를 모를 것 같다”, “교육부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반면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국민의당 지지기반을 흔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미 예상했던 문제인 만큼 일희일비하기보다 당 조직 정비와 정책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 직후 높은 지지율은 우리 당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치가 반영된 것인 만큼 어느 정도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봤다”면서 “중요한 것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자칫 침체가 길어져선 안 된다는 인식에 따라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도부는 연휴 기간 공개 행보 대신 물밑 조율과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해 당직개편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 어린이날 지역구 행사에 참석한 뒤 6일엔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부산에 있는 부모에게 인사를 한 뒤 곧바로 이날 귀경했다.

안 대표가 부산집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2월초 탈당을 앞두고 칩거했을 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안 대표는 부산시당 창당대회, 총선 지원유세차 부산을 방문했으나 빡빡한 일정 탓에 부산집은 찾지 못했다.

안 대표는 남은 연휴 기간 휴식을 취하고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당직개편과 당 조직 정비, 20대 국회 개원 준비 등 정국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도 지역구인 광주와 전남 목포에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선숙 사무총장의 거취를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영환·문병호 의원 등 이번 총선 낙선자들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관심사이다.

당직개편 결과는 이르면 오는 9일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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