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내다본 중장기 청소년정책 수립
청소년 수련시설에 과감한 투자 필요

▲ 류종남 울산시 여성가족청소년과 청소년담당사무관

2012년 초·중·고등학교 주 5일 근무제 전면 시행에 이어 올해부터 모든 중학교를 대상으로 자유학기제가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청소년 활동정책이 ‘시험보다는 목표찾기’로,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 탐색과 예술체육활동, 동아리 활동으로 전환된 것이다.

청소년 활동정책의 핵심요소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충분한 전용공간과 시설이 확보돼 있느냐, 역량있는 훌륭한 청소년지도자들이 함께 하느냐, 유익하고 흥미진진한 프로그램들이 제공 되느냐이다.

얼마 전 시와 구·군, 교육청 및 지원청, 청소년수련시설과 청소년육성 단체들이 함께 모여 지역 청소년활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활동정책의 효과적인 운영을 협의하는 민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자리가 있었다. 간담회는 ‘퍼실리테이션 회의기법’을 통해 참여자의 소통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퍼실리테이션이란 회의, 워크숍, 강의 등에서 참석자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의미하며, 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라고 한다.

퍼실리테이션에서 흔히 사용하는 아이디어 발산(Brainstorming) 과정은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법을 기본으로 하며, 정답을 제시하는 컨설팅과는 달리 정해진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일방적인 프리젠테이션을 최소화함으로써 참석자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 낸다. 아이디어 발산과정에서는 비판과 평가를 배제하고, 발산 과정이 끝나면 도출된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수렴의 단계로 들어간다. 발산 과정에서 비판과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 대부분 참석자들이 입을 다물어 버리기 때문에 발산과 수렴과정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목적에 맞도록 회의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발산된 내용을 요약해 봤다.

첫째, 울산시 청소년정책 중장기계획이 세부적으로 세워지지 않아 미래전략을 준비하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현 사업에 대한 진단과 중장기 전략을 통해 우리 시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모든 세대가 함께 살고 싶은 울산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자유학기제 전면 실시에 따른 진로직업체험센터에서 진행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청소년수련관 등 수련시설 제공에도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소년활동을 보다 실제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간담회의 정례화가 필요하고, 교육청과 진행 중인 청소년문화회관 설립과 추진에 청소년들을 위한 자유로운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셋째, 청소년정책 시행계획들이 일선 학교와 시교육청에 전달되지 못하고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도 원활하게 안내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청소년 활동정보의 원활한 홍보를 위해 울산시 산하 주요 청소년기관에 효율적인 홍보를 위한 소통의 장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넷째, 울산시의 청소년수련시설 예산에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울산은 도시규모에 비해 청소년수련관이 많지 않은 반면 청소년문화의집이 상대적으로 많다. 규모만 큰 시설보다는 아이들의 접근성이 용이할 수도 있으나 청소년문화의집 예산은 청소년수련관에 비해 월등히 적어 활동에 한계가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일부 수련시설 예산이 중앙정부의 매칭 규모가 확정되지 않더라도 지방정부 자체적으로 지원 방안을 모색해 지원규모를 늘려가는 방안의 검토도 필요하다.

청소년들에게 보다 친화적이고 공감되는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관련 기관·단체 모두가 소통하는 모임, 그 소통을 디자인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소통을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가 필요하다고 본다.

류종남 울산시 여성가족청소년과 청소년담당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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