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시행 이후 주택담보대출 신청 1/3로 줄어

한산한 주택거래 더 얼어붙어 주택값 하락 조짐도

이달부터 울산 등 지방에도 주택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울산지역 부동산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부동산시장은 물론 금융시장까지 얼어붙고 있다.

10일 NH농협은행 울산영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께부터 본격 시작된 금융권의 지방 대출규제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신청건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시 대출자의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는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기 전에는 울산지역 21개 농협은행 지점에서 하루 평균 30건 50억원 가량 대출실행이 이뤄졌으나 시행 후에는 10건에 15억원 가량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한산한 주택거래는 더 줄어들고 있고, 주택가격도 본격적인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찾은 울산 중구 우정동 우정아이파크아파트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이 중개업소는 이달 들어 지금까지 매매·전세거래가 전무하다. 업소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신혼부부 이사수요 등이 있어 일주일에 1~2건 가량은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달 들어서는 거래를 한 건도 못하고 있다. 매도 문의만 간간이 있을 뿐 매수문의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업소 관계자는 “이미 올해 초부터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본격 시행되고 나서부터는 거래가 더욱 안 이뤄진다. 지역 중개업소 대부분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거래가 안 이뤄지다 보니 주택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혁신도시 동원로얄듀크 2차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매매가격이 한달전에는 4억5000만원~5억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20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 시세변동률은 지난달 8일 0.02%를 기점으로 상승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이달 6일에는 ­0.05%로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0.03%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셈이다.

중구뿐 아니라 남구와 울주군, 북구, 동구 등 구·군별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상황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대출심사 강화를 전후로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올해 울산지역의 입주물량이 3000여가구로 적은데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하락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당분간 부동산시장 관망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울산 동구지역은 대출규제 보다는 주력산업 침체여파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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