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기질 수준 ‘최하위권’...중금속 등 포함 국민건강 위협
야외 근무땐 마스크 필히 착용

▲ 이승현 울산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황사로 인해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기질 수준이 세계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지난 16일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환경성과지수(EPI) 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공기질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45.51점을 받았다. 전체 조사대상 180개국 중 173위다. 그 중에서도 초미세먼지 노출정도는 174위, 이산화질소 노출은 공동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국제 교역규모나 경제력에 비해 부끄러운 환경 성적표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겨울과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의 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환경성과지수가 갈수록 후퇴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이승현 울산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공기 질 후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엔 3~10마이크론 황사 입자 유입… 염증 유발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신체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황사나 미세먼지가 체내에 침투해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황사와 미세먼지를 혼동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른 현상이다.

이승현 울산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의 건조지대에서 발생되는 흙먼지로 자연 토양성분이 주요성분이며 하늘 높이 올라가 바람을 타고 이동해 지상으로 떨어지는 자연현상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자동차, 공장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배출된 오염물질로 체내에 침투해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피부·안구질환까지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황사는 크기에 따라 인체에 침입하는 정도가 다르다. 100마이크론 이상은 눈, 코, 인후부에 증상을 일으키지만 호흡기계통으로 깊숙이 들어오지는 못한다. 또 20마이크론 이상의 먼지는 상기도까지는 침투하지만 하기도까지는 침투하지 못한다. 그러나 국내로 유입되는 황사 먼지의 대부분은 3~10마이크론 사이의 크기로 기관지 끝에 달린 폐포까지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폐의 기본구조인 폐포는 호흡이 이뤄지는 장소로서 탄력있는 얇은 막으로 구성돼 있다.

◇황사마스크 착용하고 긴 소매 옷 입어야

특히 우리나라 황사먼지의 경우 중국을 지나게 되면서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전문의는 “이러한 황사먼지로 인해 말초기관지협착, 폐포 파괴로 인한 호흡곤란이 발생될 수 있고, 기관지염증, 기침, 객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세균성감염에 쉽게 노출돼 심한 경우 페렴에 이를 수도 있다. 황사와 동반된 미세먼지가 폐에 흡입될 경우에는 폐 주위 혈관에 유입돼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혈관을 딱딱하게 하는 경화성 병변을 일으킬 수 있어 특히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질환 예방은 외출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외출이 필요하거나 야외에서 근무를 하는 경우 황사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긴소매의 옷을 입어야 한다. 또 이 전문의는 “야외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고, 창문과 문을 꼭 닫아 외부공기의 유입을 차단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필터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또 실내청소와 물걸레를 통해 먼지를 닦아내는 것이 좋으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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