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홍보로 안전의식 높여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 김영태 온산소방서 소방행정과장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소방공무원으로 재직, 퇴임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꼽으라면 첫째는 안전이요,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고 망설임 없이 이야기 할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며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이 바로 안전이기 때문이다.

소방조직에서도 각종 재난현장 활동 시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 안전을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과도 같아서 아주 사소한 일들도 소방관들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위험을 예견한다.

그렇다면 일반 시민들은 안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가끔 버스를 타고가다 보면 학생들이 마치 자신의 균형감각을 뽐내기라도 하듯 손잡이를 잡지 않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버스가 급정차를 하게 되면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경우는 또 어떠한가?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리거나 택시를 타려고 차로로 나와 있는 경우 신발을 구겨 신고 계단을 내려오거나 운전을 하는 경우, 보행 중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경우 등은 얼마든지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들이다. ‘나는 괜찮겠지’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길까’ 하는 이기적인 자세는 곧 안전의식 부재로 이어져 대형화재, 건물붕괴, 가스 폭발 등의 대형재난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곤 한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세월호 침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인천 영종대교 차량 106대 연쇄 추돌사고, 강화 캠핑장 화재 사고 등은 앞서 언급한 사소한 위험요인에 대한 안전의식의 부재, 안전불감증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산업재해에서 안전의식을 나타내는 하인리히의 도미노이론이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1대29대300’이라는 법칙으로, 산업재해로 1명의 중상자가 발생하면 그 전에 이미 동일 원인으로 29명의 경상자가 발생했으며,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 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즉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사소한 사고가 여러 번 미리 나타나기 때문에 작은 사고가 나타났을 때 이를 의식하고 즉시 조치를 취하면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또한 하인리히는 도미노이론에서 불안전한 행동과 불안전한 상태 제거를 강조하면서 이것이 제거되면 사고의 연쇄성을 차단해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이 말해주듯이 안전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사고예방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안전의식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과 홍보활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의 ‘안전의식 실태와 정책 과제’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을 대상으로 재난 또는 사고의 예방과 대처를 위한 교육·훈련의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압도적 다수가(90%이상) 공감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예전에는 재난이 발생하면 사고수습에 중점을 두었지만 시대가 변하고 시민들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응급환자 처치요령, 화재 발생 시 대처 및 피난요령, 소화기를 포함한 각종 소방시설을 사용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산불예방, 산악·수난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게 된 것이다. 교육과 홍보활동을 통해 개인의 안전을 보장하고 재산의 손실을 방지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안전불감증을 해소하는 데 이것만큼 효과가 있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안전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 안전한 활동에 대해 체득하고 안전에 대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안전 규정을 지키는 것을 필수화 하고 이를 생활화하게 된다면 안전불감증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김영태 온산소방서 소방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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