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봉옥 동강병원장(유방갑상선외과 전문의)이 유방암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48세 여성 최모씨는 갱년기 증상이 있어 호르몬 치료를 받기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배드민턴을 치다가 좌측 유방 하단이 뻐근해 만져보니 밤톨만한 몽우리가 딱딱하게 만져지고, 주변 조직과 붙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병원을 찾아 조직검사를 받은 최씨는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후 방사선 항암치료도 받았지만 3년만에 골 전이를 일으켜 결국 사망했다.

#30세 여성 이모씨는 유두에서 노란 분비물이 나와 진료실을 찾았다. 진찰해 보니 오른쪽이었고 한 구멍에서 나왔다. 분비물 세포진 검사 및 유관조영술로 상피내암이라는 초기 유방암이 밝혀져 작은 수술로 완치해 7년째 추적 검사 중이다.

전체 여성암 중 두번째로 흔한 암
연령 증가할수록 발병률 높아져
갑작스러운 유두 함몰땐 암 의심
희거나 노란 분비물은 상관 없어
자가검진 통해 조기에 발견 가능
3기에 수술하면 5년 생존율 60%

◇음주나 흡연 잦은 여성에게 호발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 중에서 발병률 14.8%를 기록하며 갑상선암(31.1%)에 이어 두번째로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대장암(10.2%), 위암(9.3%), 자궁경부암(3.5%) 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0대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되고 있다.

유봉옥 동강병원장(유방갑상선외과 전문의)에 따르면 “유방암은 연령이 열 살 증가할수록 암 발병률이 두 배가량 증가한다. 또 폐경기 전의 어머니, 자매 또는 딸에게 유방암이 있을 경우 암 발병률이 두 배 증가한다”고 한다.

이어 그는 “한쪽에 유방암이 있을 경우 다른 쪽에 발생할 위험이 높으며 비침윤성 유방암, 비정형 소견이 있는 경우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비만, 방사선 노출 경력 등이 위험요인이 된다. 또 유방암은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 수유하지 않는 여성, 음주나 흡연이 잦은 여성에게 호발한다”고 설명했다.

◇분비물 색깔과 종괴 유무에 따라 진단

유방암은 종괴, 유두분비, 무통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유 병원장은 “유방 종괴는 유방암 환자 중 70%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고, 자가 검진에 의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 혈액성 유두 분비물이 보일 경우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유방통증을 경험하는 많은 여성들이 유방암을 의심하지만, 유방통증은 유방암과 관련이 없다. 일부의 유방암 환자에서는 한쪽 유방 통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한쪽의 유방만 유별나게 아프면서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일단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기적인 유방 통증은 호르몬 변화에 따른 것으로 암과 관계가 없다.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있을 경우 달맞이 꽃 캡슐이나 다나졸, 타목시펜으로 치료할 수 있다. 타는 듯,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한 소염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유방 분비물이 있는 경우는 흰색, 투명한색, 노란색, 붉은색으로 나눌 수 있다.

유 병원장은 “흰색은 수유가 끝난 후에도 지속될 수 있고, 투명한색과 노란색은 뇌하수체에서 과잉 자극된 호르몬의 배출로 인한 것이다. 그런데 붉은색의 유방 분비물이 보일 때에는 유두종이나 유방암에서 분비된다. 특히 한 구멍에서 나오는 검붉은색 분비물이 있는 경우 암과의 상관관계를 정밀하게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암의 또 다른 증상 중 하나가 유두 함몰이다. 그런데 유두 함몰이 어릴 때부터 생긴 현상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함몰이 생겼다면 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유방에 부드러운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은 보통 월경주기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고 멍울이 딱딱하고 주변 조직과 붙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조기 발견해 수술하는 것이 최선

유방암은 조기 치료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아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는 것이 최선이다.

유방학회에서 발표한 유방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유방 자가 검진 △35세 이상 여성은 2년 간격으로 의사의 임상 진찰 △40세 이상은 1~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사 및 진찰 △고위험군은 수시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4㎝ 이하의 암이고, 유두와 거리가 있는 암이라면 유방 보존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유 병원장은 “5년 생존율로 보면 1기는 98%, 2기는 80%, 3기는 60% 순”이라면서 “조기에 발견해야만 최소의 수술로 생존율을 높일 수도 있고, 완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방암이 재발해도 새로운 항암제 개발 및 호르몬제 발견 등으로 최선의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포기하지 말고 인내하며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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