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역량 강화·인력양성 필수
자동차-IT 융합시장 580조 규모

▲ 김병우 울산대학교 교수

100년 이상의 대표적 전통산업인 자동차산업을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 집중육성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 대한 매출 기여도는 물론이고 고용창출 측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 이후 자동차산업을 국가 주력산업으로 인식, 지속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울산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모체로 도시발전은 물론이고 국가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미쯔비시 자동차의 연비 및 배기가스 조작사태를 기점으로 디젤자동차를 포함한 내연기관 자동차(ICE)에 대한 국제적인 회의감이 엄습하는 등 세계 자동차산업의 전망은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의 결과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향한 전략적인 발전전략 수립 및 실천이 필요하다. 울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린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전기자동차관련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될 것으로 예측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울산은 그 동안 구축한 자동차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기 구축 기술 및 산업 경쟁력을 활용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원천 기술 및 산업 생태계는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기존 기계기반의 자동차 기술 및 산업으로 대응할 수 없는 자동차관련 산업환경 변화가 급격하게 발생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자동차로의 IT기술 융합이다. 시초는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시키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보쉬사가 처음 도입한 전자식연료분사기(Fuel Injector)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결재 서비스인 ‘페이팔’을 창업했던 앨런 머스크가 설립한 테슬라를 들 수가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관련 산업체가 아닌 IT관련 귀재 및 글로벌 IT산업체에서 자동차와 IT기술이 접목된 응용 시스템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에서는 IT기술 자체로 전개될 수 있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자동차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자동차IT융합관련 시장규모는 약 580조원에 이른다. 세계적인 글로벌 IT기업인 구글, 애플 등은 무인자동차를 중심으로 신규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에서도 삼성 및 LG가 국내외 자동차 완성차업체와 공동으로 자동차IT융합 제품에 대한 신규 시장 선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울산광역시와 울산테크노파크가 주도해 추진한 그린전기자동차사업을 통해 울산의 전기자동차 관련 연구기반구축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 훌륭하다고 자평할 수 있다.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울산은 물론이고 전국의 자동차관련 산업체들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중앙정부에서 자동차관련 연구개발 기획 및 평가하는 단계에서 다수의 산업체들이 울산에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했고 계획 중에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따라서 향후에 추진될 울산지역의 자동차관련 정부사업에서는 기존 울산그린카기술센터에 성공적으로 구축된 기술지원 인프라를 중심으로 하되, 대학이 소프트웨어 측면의 기술을 지원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 판단된다.

울산지역의 자동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산업체에 대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시키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양성도 필수적 요소이다. 장기적으로 울산 자동차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력양성 측면에 대한 대학과 울산그린카기술센터의 협업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울산그린카기술센터는 주로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자동차관련 정부 연구개발 및 인프라 중심으로 진행했다. 울산그린카기술센터와 대학 등 공공기관에서 실시한 자동차교육 과정은 기초적이고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개설되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융복합 교과목의 증설 및 학과 간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병우 울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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