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꽃바위작은도서관

▲ 지난 17일 울산 동구 방어동 꽃바위 문현아이파크 경로당에서는 어르신 20여명과 함께 꽃바위작은도서관의 ‘옛 이야기와 함께 하는 즐거운 인생’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꾀 많은 사내는 벌꿀을 먹고 서울에서 단똥을 팔아 큰 부자가 됐어요…(중략)…소문을 들은 욕심쟁이 한 사내는 날콩과 물을 먹고 서울에서 물똥을 팔려다가 몰매만 얻어맞았답니다.” <단똥장수> 이야기 중.

지난 17일 오전. 울산시 동구 방어동 꽃바위 문현아이파크 경로당에서는 어르신 20여명과 함께 꽃바위작은도서관의 ‘옛 이야기와 함께 하는 즐거운 인생’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경남 창원에서 전해져오는 <단똥장수> 빅북(Big-Book) 구연에 어르신들의 눈은 마치 동네 이야기꾼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남녀노소 모두 ‘똥’ 이야기를 하면 즐거워합니다. 재밌는 동화에 어르신들이 집중하고 좋아하시니 기분 좋네요.”

옛이야기와 함께하는 즐거운 인생
동화구연 프로그램으로 독서교육
경로당 돌며 평생학습 역량 강화
도서보수·빅북구연 봉사팀 운영도

이날 프로그램을 마련한 꽃바위작은도서관 관계자가 말했다.

전쟁에 보릿고개, 새마을운동과 급속한 경제발전 등 수십 년간 거친 풍파를 헤쳐온 이 시대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어쩌면 ‘책’은 사치였을지 모른다. 아니 또 어쩌면 책을 읽고 싶어도 못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문맹)일 수도 있다.

그래서 꽃바위작은도서관이 발 벗고 지역의 경로당을 찾아 책을 읽어주고, 책을 통한 다양한 놀이를 펼치는 이번 프로그램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 사업은 울산시와 울산시평생교육진흥원 주최로 이뤄지는 2016년 소외계층 평생학습 역량개발 공모사업 선정 사업으로 사회통합 유도와 평생학습 격차 완화를 위해 추진됐다.

꽃바위작은도서관은 소외계층 중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도서관 사업을 기획했다.

이번 ‘옛 이야기와 함께 하는 즐거운 인생’은 지난 17일부터 11월1일까지 매주 화요일 문현아이파크경로당에서 어르신을 모시고, 이야기책 들려주기(Big-Book 구연), 두뇌놀이 등 다양한 놀이와 체험활동, 독후활동 등으로 운영된다.

꽃바위작은도서관 관계자는 “어린이와 성인의 경우 도서관을 직접 찾아가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그러기 힘들다”며 “올해는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책을 읽어주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해보는 쪽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동구 지역 소외계층 어르신들에게 독서와 문화프로그램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책을 통해 삶의 즐거움과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전래동화를 활용해 독서의 생활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꽃바위작은도서관은 이번 평생학습 역량개발 사업 외에도 도서보수와 빅북 구연 등 주민들 중심의 자원봉사팀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독서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또 어르신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두뇌활동 촉진을 통한 상상력 향상과 사회성 발달을 돕고 있다.

꽃바위작은도서관 관계자는 “학습의 기회는 물론 책을 통해 타인과 함께 하는 사회성과 이해력 향상, 다양한 독후활동과 체험을 통한 두뇌활동 촉진, 원활한 대인관계를 위한 동기부여 등 책이 가져다주는 행복감을 지역사회에 퍼뜨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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