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권 신공항 타당성 용역 결과 발표 한달 앞으로…

▲ 영남권 5개 시·도지사는 지난해 신공항 관련 용역을 외국기관에 맡기고 용역기간은 1년으로 하며 용역과정에서 유치경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의 영남권 신공항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가 약 한달후인 6월말 발표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이번 용역결과 발표에서는 신공항의 사업타당성과 함께 입지도 결정된다. 입지는 부산가덕도, 경남 밀양, 아니면 백지화 및 김해공항 확장 등 3가지 중 한곳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용역결과를 한달여 앞두고 가덕신공항을 주장하는 부산과 밀양신공항을 지지하는 대구·경북, 경남, 울산은 겉으로는 공정한 용역을 촉구하고 있지만 저마다 신공항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지자체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모두가 반대하지 않는 솔로몬의 지혜가 나올지, 공정하고 투명한 용역결과로 탈락 지자체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발표서 입지도 결정
백지화·김해공항 확장 등
3가지 시나리오 중 선택
지자체 과열 유치전 변수

◇이번엔 입지결정 이뤄질지 주목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은 5월25일부터 27일까지 가덕신공항과 밀양신공항을 지지하는 전문가와 중립적 입장을 지닌 수도권공항전문가를 참석시킨 가운데 자문회의를 열어 평가항목과 항목별 가중치, 배점기준 등을 결정한다.

평가항목이 결정되면 본격적인 신공항 후보지 입지평가에 들어가 오는 6월말 사업타당성과 함께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일단 정치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신공항 용역을 결과대로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역결과를 조정하거나 번복할 경우 또다른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느 한쪽의 주장만 받아들일 경우 발생할 메가톤급 지역간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영남권 신공항은 지난 2011년 정부의 타당성 용역에서 한 차례 무산된 적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당시 밀양과 가덕도를 대상으로 입지평가를 했지만 두 곳 모두 부적합으로 판정하고 신공항 사업 자체를 백지화했다.

이후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재추진돼 2014년 영남권 항공수요 조사에 이어 지난해 신공항 관련 5개 시·도단체장 합의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갔다. 시·도단체장들은 당시 용역을 외국기관에 맡기고, 용역기간은 1년으로 하며, 용역 과정에서 유치경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탈락 지자체 반발 무마할 솔로몬 지혜 나올까

신공항 용역에서 입지선정 결과는 크게 3가지 시나리오로 예상된다. 가덕도 입지 결정, 밀양입지 결정, 백지화 및 김해공항 확장 등이다. 일각에서 제3의 입지도 예상해 볼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가덕이나 밀양으로 신공항 입지가 결정되면 해당 후보지를 지지한 지자체는 환호하겠지만 반대했던 지자체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우선 신공항이 밀양으로 결정되면 현재의 김해공항 폐쇄가 불가피해 부산시민들의 저항이 불보듯 뻔하다. 김해공항을 그대로 두고 밀양신공항을 건설하면 노선이나 항공수요가 밀양으로 이전하지 않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대로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대구·경북이 요구하는 군사공항 K2이전과 대구민항 이전이 동시에 이뤄지기 어렵다. 민간공항을 옮긴다 하더라도 대구권 하늘길이 없어지는 결과로 대구·경북 주민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경남과 울산도 밀양신공항 유치로 지역발전을 이끈다는 계획이 무산돼 결과에 쉽게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용역결과 발표가 다가올수록 부산과 대구·경북, 경남, 울산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가덕-밀양 후보지 장단점은

가덕신공항을 주장하는 부산은 연간 120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포화상태인 김해공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가덕도 해상이 최적의 신공항 입지라는 입장이다.

김해공항을 그대로 두고 활주로를 한개 더 만들면 신공항 건설예산도 6조원 안팎에 그쳐 경제성이나 실현성에서 가덕도가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대비해 향후 확장성이 높다는 점도 가덕신공항의 장점으로 꼽는다.

밀양은 접근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운다. 영남권 5개 시·도의 주요도시에서 1시간 이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밀양이 유일하다. 경남과 울산의 도시발전은 물론 대구의 K2 이전과 연계 추진하면 대구지역 도심 소음문제를 해결하고 이전부지 개발에도 탄력을 받게 된다.

밀양과 가덕도 두 곳 모두 단점도 있다. 가덕도는 영남권 전체 주민 입장에서 접근성이 떨어지고, 접근 교통망을 추가 건설할 경우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밀양은 소음피해로 24시간 운영을 할 수 없다는 점과 주변 산을 깎아야 하는 자연환경 훼손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자체간 과열경쟁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한편 김기현 울산시장은 17일 밀양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울산은 밀양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산업적으로도 울산 서부권 발전을 위해 밀양 신공항 유치가 매우 절실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적인 여건이 충족된다면 밀양이 되길 희망한다”고 밀양지지를 공식 밝혔다. 추성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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