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시장 파괴’ 현상 가속화
미래융합기술 육성·지원 시급

▲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지난 주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 <에너지혁명 2030>의 저자인 스탠퍼드대 토니세바 교수의 미래형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세바 교수는 “미래 환경변화와 기술발달, 수요공급 체계의 변화 등으로 인해 향후 10년 내 일어날 변화가 과거 100년 동안에 일어났던 변화보다도 훨씬 큰 ‘자동차시장파괴’ 현상이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내 가솔린자동차의 평균가격이 3만3000달러 수준이지만 정확히 2023년이면 전기차의 가격이 기존 자동차의 가격을 하회하게 되고 1회 충전으로 320㎞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2030년이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그리고 카쉐어링 방식을 통한 자동차 사용이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월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 전자제품 박람회(CES :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도 뜻밖에 자동차를 중심으로 첨단 IT 신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자율주행 자동차, 차세대 전기차, 차량용 AR(증강현실) 등 IT에 기반을 둔 자동차 메이커의 기술경쟁이 뜨거웠다.

세계적 IT 선두기업인 구글과 애플은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두고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차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삼성전자도 자동차 전장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자율주행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자동차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4월14일 더케이서울호텔에서 개최된 ‘2016 춘계 자동차부품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자동차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친환경차의 전략적 육성과 자율주행차 선도국 도약을 위한 기반 조성을 올해 정책추진 방향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5위의 자동차 대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우리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까다로운 규제를 풀고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계속적인 노력을 통해 개발·적용을 활성화, 법·제도 개정 및 친환경자동차 안전기준 국제화를 위한 지역의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등 공동연구 추진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은 첨단기술과 산업간 융합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첨단 기술을 반영할 수 있는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시가 집중 육성에 나서고 있는 친환경자동차도 각종 규제 때문에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는 경쟁 상대인 일본에 비해 많이 뒤쳐진 실정이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가 사활을 걸고 있는 기술인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우리나라는 최근인 3월에야 일반도로 자율주행 실험이 일부 허용됐다. 미국과 일본은 2013년부터 자율주행 실험 면허를 발급했고, 구글의 경우 누적 주행거리가 이미 320만㎞를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참 뒤쳐진 상황이다.

그간 울산은 자동차산업에서 빛나는 발전을 이뤄 왔으며, 울산은 여전히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미래성장을 위한 첨단기술분야의 역량과 투자는 부족한 실정으로,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융합기술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산업육성과 성장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지난 5년간 울산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그린전기차사업의 성과로 울산그린카기술센터가 이번 제10회 자동차의 날을 맞아 개소하게 된 점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자랑스런 일이다.

울산그린카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울산의 완성차 기업과 관련 핵심 부품기업, 자동차 연관 산업분야의 역량들을 결집해서 대응한다면, 지금까지의 자동차산업에서 기적적인 성장을 일궈낸 우리 울산의 저력으로 미래의 자동차산업에서도 주인공으로 우뚝 설 것으로 확신한다.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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