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망 구축은 행복 중요변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인에 있어
자아실현으로 스스로 행복 찾아야

▲ 한양현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경영지도사

2015년 기준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우리나라보다 많고 경제성장률이 높은 나라는 스웨덴,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룩셈부르크 등 6개국에 불과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7000달러인 우리나라 국민행복지수는 스마트행복포럼이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에 5.46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의 54.6%만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반면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인 부탄의 국민행복지수는 97%이다. 우리의 행복지수는 왜 이렇게 낮을까?

외형적인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빈곤과 미래에 대한 불안, 상대적 박탈감이 사회적 현상으로 표출되는 기저에는 양극화, 청년실업, 저성장, 구조조정 등 경제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 묻지마 살인 등 사회 안전망 구축에 대한 불안과 불법을 저지르고 자기 방어를 위해 천문학적인 변호사 선임료를 수수하고, 계파싸움에 몰두하는 정치권의 도덕 불감증 등도 정신적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부탄은 히말라야 동부에 위치한 인구 70만의 소국이다. 1972년 17세의 나이로 제4대 왕위에 오른 직메 싱게 왕축(Jigme Singye Wangchuck) 국왕은 국민총생산이 아닌 국민들의 행복을 통치기준으로 삼고 GNH(Gross National Happiness 국민총행복지수) 개념을 만들어 입법화했다. 그에 따라 산업의 발전보다 자연 환경을 우선하고, 생활 속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나의 행복보다 우리들의 행복을 위해 땅이 없는 국민에게 자신 소유의 땅을 나눠줌으로써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하는 나라가 됐다.

2016년 IMF 아시아불평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소득 상위 10%가 전체소득의 45%, 자산의 66%를 점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행복지수가 매우 높을까? 신고전학파 종합이론을 집대성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사무엘슨의 ‘행복지수(Happiness Index)=소비(소유)/욕망’이라는 공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더 많이 소유하고 소비할 수 있든지,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욕망을 절제할 수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불행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가진 것이 많다고 행복하기만 하겠는가. 욕망이 지나쳐 탐욕이 되면 불행해진다는 강력한 경고일 것이다.

최근 OECD에서도 포용적 성장이론(Inclusive Growth)이 대두되고 있다. 국가 간에는 개발도상국, 기업 차원에서는 중소기업, 성별로는 여성, 고용 문제에서는 청년과 같이 상대적 약자를 지원하고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성장을 중시하되 삶의 질 향상,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 해소, 계층 간 공정한 분배를 위해 소득, 일자리, 건강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조개혁 이행, 수요 부진에 대응한 투자활성화 전략, 청년 실업 해소, 중소기업 지원 전략, 개도국 발전을 위한 포용적 성장 전략을 마련해 행복지수를 견인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소유가 행복의 중요한 변수인 만큼 일자리와 사회 안전망 구축은 가장 기본적인 삶의 토대이자 생존의 문제이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정체성과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육체적 면역체계까지 붕괴되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행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 스스로의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이다. 사회 시스템이 나의 행복지수를 높여 주기를 바라기 보다 스스로 자아실현을 통해 자기만족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

한양현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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