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정상화 방안 합의하며 영향력 입증…金·崔 역할론 재부상

20대 총선 참패 책임론의 직격탄을 맞고 자숙의 시간을 가져오던 새누리당 김무성·최경환 의원이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섰다.

총선 이후 항로를 잃고 내홍만 거듭해오던 당을 추스르고자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3자 회동을 통해 지도체제 개편을 포함한 당 정상화 방안을 직접 제시하고 합의한 것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의 리더 중 한 명이고, 최 의원은 명실상부한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장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은 당내에서 큰 저항 없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게 다수의 인식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회동 결과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나올 수는 있지만,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지 않느냐”면서 “정 원내대표가 두 중진을 만나 정리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둘의 개입만으로도 어수선한 국면이 ‘한 방’에 정리된 만큼,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이 이번 회동 결과를 발판으로 자신들의 다음 행보를 구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차기 전당대회와 대통령선거를 앞둔 중대 국면에서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이 직접 ‘플레이어’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 대표 시절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꾸준히 거론돼온 김 전 대표는 총선 참패 이후 지지도가 급락한 게 사실이지만, 이번 3자 회동처럼 당의 위기 수습 국면에서 나름의 역할을 한다면 영향력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만약 반등에 성공한다면 의외로 대권 행보를 조기에 가시화할 가능성도 있다.

여권에서 아직 대권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인사가 없는 만큼,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음으로써 선점 효과를 누리려는 전략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예비 캠프를 가동하고 여의도에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지만, 김 전 대표 측은 “말도 안 되는 낭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김 전 대표가 대권 가도에 나서려면 흩어진 ‘지원군’을 다시 끌어모으는 게 관건이라는 얘기가 많다. 특히 총선 이후 비박계 안에서조차 김 전 대표에게 불만을 표하는 인사들이 늘어났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총선 이후 몸을 낮춰온 최 의원에게도 이번 회동은 ‘새로운 출발점’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최 의원이 주류의 좌장으로서 차기 당권을 거머쥐고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당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맡을 계기가 일단 마련됐다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최 의원은 당권 도전설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나가고 싶지 않다”는 심경을 밝혀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집권 후반기에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책임감과 고민을 주변에 간접적으로 드러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전대 출마가 친박계의 당권 장악 시도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보이지만, 정권의 성공적 마무리와 정권재창출을 위해 ‘역할’을 맡아달라는 요구가 커지면 ‘개인의 바람’을 넘어서는 행보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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