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월남스키부대’ 연출 겸 주연배우 심원철씨

연극은 재미가 우선순위...월남전 참전용사 얘기에

따뜻한 가족애 더한 작품

▲ 월남스키부대 연출가 겸 배우인 심원철씨가 작품배경에 대해 설명한 뒤 무대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월남에서 스키 좀 타 본 허세 할아버지가 한 달간 울산에 머무르면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다.

영화·연극배우 겸 연출가 심원철씨가 극본, 연출, 주연배우까지 맡아 제작한 연극 ‘월남스키부대’가 내달 18일까지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연극 ‘월남스키부대’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김 노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김 노인과 함께 월남전에 참전했던 김 일병, 아들 김아군, 며느리 세미, 어수룩한 도둑 등이 출연한다.

“가족 중 한 명이 외출하고 돌아오면, ‘잘 다녀왔냐’는 인사를 건네잖아요. 그런데 월남전에서 고생하고 돌아온 사람들에게 국가는 어떠한 안부 인사도 건네지 않았어요. 세월이 흘러서야 보상과 감사의 뜻을 전했지만요. 전쟁과 고엽제 등으로 고통 받다 돌아가신 분들을 떠올리면서 만들었어요.”

심원철(49)씨가 제작한 연극은 월남전 참전용사의 이야기에 따뜻한 가족애를 더한 작품이다. 무거운 소재로 시작했지만, 연극은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가볍다. 또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월남에서는 스쿨구렁이를 타고, 학교엘 간다는 이야기는 고등학교 다닐 때 한문선생님께서 하셨던 농담이에요. 한문선생님도 월남전에 참전했거든요.”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2011년 초연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지금 공연되는 공연 대본의 40%가 초고에 없던 대사다.

“결정적으로 웃긴 대사는 현장 애드리브에서 나왔어요. 그동안 김 노인 역할로 무대에 올랐던 배우 이한위, 서현철씨의 도움도 컸습니다. 연극을 두고, ‘진지해야 한다’ ‘섬세해야 한다’ ‘교훈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연극은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심각한 이야기도 최대한 유쾌하게 풀어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연극 ‘월남스키부대’가 이번 주에는 총 15회 공연된다. 평소보다 빡빡한 공연 일정 때문에 혹시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돼 심씨는 지난주부터 패치도 붙이고 금연에 돌입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는 관객들의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연극을 제작했을까.

“연극을 본 후 부모님, 연인, 친구 등 누군가가 생각나 전화 한 통 하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 전화통화의 내용이 ‘월남스키부대 재밌으니깐 봐’라는 내용일지라도.”

한편 심원철씨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선택한 전공이었지만, ‘그림 그리는 것은 대학교 시절만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1994년 2월 제3회 KBS 대학개그제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5년간 KBS 공채 개그맨으로 활동했다.

이후 그는 영화배우로 자리를 옮겨 ‘조폭마누라’에서 극중 차은진(심은경 분)의 부하인 마징가 역할로 출연했다. 이어 ‘조폭마누라2’ ‘웰컴투 동막골’ 등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올해 개봉하는 영화에서도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웰컴투 동막골’을 연출했던 박광현 감독의 차기작 ‘조작된 도시’에 특별 출연할 예정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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