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상)신설문화기반시설과 조선해양축제

▲ 동구 소리 9경 - 슬도 파도 소리(명파)

울산 동구는 ‘도약하라 동구! 쾌적하고 안전한 창조도시’를 구정의 비전으로 삼고 있다. 울산 동구의 미래비전은 전국적인 화두로 관심을 끌고 있는 조선업의 위기와도 연관이 깊다.

그 동안 동구는 세계 조선산업의 메카로서 산업도시의 이미지로 각인돼 왔다. 하지만 동구가 그리는 미래도시 밑그림은 산업화에 올인한 과거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가치의 창출로 한 단계 도약을 모색하자는 데 있다.

그 속에는 울산대교 개통과 함께 중·남·북구와 울주군 등 타 구군과 비교해 어딘지 외떨어진 느낌의 지역성을 벗는 동시에 쾌적한 자연환경을 살리고 스토리를 가미한 문화사업과 주민안전에 중점을 둔 복지사업 등을 추진하며 새 시대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쾌적하고 안전한 창조도시 비전
대왕암공원 20년만에 새단장
오토캠핑장·소리체험관 추진
내년엔 어린이테마파크도 조성
지역 대표축제 발굴에도 주력

△동구소리9경, 체험관 개관 앞 둬

지난 2011년 시작된 동구의 소리 9경 관광자원화 사업은 오는 7월 동구 슬도에 세워지는 소리체험관 개관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맞게 된다. 동구의 소리 9경은 △동축사 새벽종소리(축암효종) △마골산 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소리 △옥류천 계곡 물소리(옥동청류) △현대중공업 엔진소리 △신조선 출항 뱃고동소리 △울기등대 무산소리(바닷가 안개를 뚫고 퍼지는 등대 경적소리) △대왕암 몽돌 물 흐르는 소리 △슬도 파도소리(슬도명파) △주전해변 몽돌 파도소리 등으로 구성된다.

▲ 동구 소리 9경 - 신조선 출항 뱃고동 소리

소리체험관은 국내 최초로 ‘소리’를 테마로 한 문화공간이다. 동구 방어동 슬도 입구에 지상 2층 664㎡ 규모로 조성된다. 건물의 외형은 ‘여음(餘音·소리가 사라지고 난 뒤의 잔향)의 풍경’이라는 콘셉트로 마감된다. 1층에는 전시실과 다목적 영상실, 교육실이 들어서며 2층에는 전시실과 소리카페,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또 소리체험관 주변으로 전망데크와 데크산책로가 만들어져 이곳에서 슬도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된다.

체험관은 손에 잡히지 않는 소리와 이미지, 스토리텔링으로만 홍보해 온 9경의 실체를 한 곳에서 몸소 체험하며 동구를 새롭게 인식하는 문화관광시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소리체험관 조감도

△영남알프스에 비견될 동구대왕암공원

지난 3월 동구대왕암공원 대왕교가 20년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개통했다. 옛 대왕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1995년 설치해 울산시에 기증한 것으로, 지난 20여년 간 약 1500만명의 관광객이 이용해 왔다. 새로운 대왕교와 함께 대왕암공원은 기존의 콘트리트 포장이었던 진입로도 모두 철거했고, 자연석으로 재포장했다.

대왕암공원의 변신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오토캠핑장과 소리체험장이 조성된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어린이테마파크까지 조성돼 새로운 문화기반시설이 확충된다.

울산시가 주도하는 어린이테마파크건립사업은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공원 내 2만여㎡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000㎡ 규모다. 사업비는 105억원에 이른다. 이 곳에는 놀이시설을 포함해 체험시설, 애니메이션 관람시설, 로봇체험 프로그램 등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테마파크 건립으로 대왕암공원은 단순경관 위주에서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 관광객의 욕구를 두루 만족시키는 콘텐츠를 보유하게 돼 명실상부 울산의 대표적 관광명승지로 각광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왕암 달빛문화제- 달빛걷기행사

△대표 지역축제 만들기 급선무

슬도예술제는 동구 방어진 끝자락 슬도에서 지역 예술인이 각종 공연예술을 선보이는 것으로 해마다 이틀씩 개최됐다. 이 축제는 지난 2014년 5회 행사를 끝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동구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주민들의 쉼터에서 펼쳐지는 예술제인 만큼 소리체험관의 개관과 더불어 이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구문화원이 마련해 온 대왕암 달빛문화제 역시 대왕암의 자연경관 콘텐츠를 적극 활용한 문화행사다. 100여년 된 해송과 달빛을 벗 삼아 바닷길을 산책하는 메인 프로그램은 천년고도 경주의 달빛걷기 행사와 견줘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달빛문화제의 경우 이같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왕암공원을 알리는 대표적 문화행사로 한층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걷기체험행사를 벗어나 대왕암과 방어진, 동구를 대표하는 역사문화를 그 속에 포함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고 체험하는 문화행사로서의 리메이킹이 절실하다.

▲ 울산조선해양축제 체험행사

동구지역 대표축제인 조선해양축제는 중구의 ‘마두희’, 남구의 ‘고래’, 울주군의 ‘옹기’, 북구의 ‘쇠부리’ 등 타 구군의 대표축제와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각 구군은 역사와 전통 등 해당 지자체의 정체성에서 축제의 모티브와 콘셉트를 찾고 있으나 동구는 ‘조선의 메카’라는 현 산업구조와 ‘해양문화’라는 지형적 요소를 접목해 즐기고 체험하는 행사로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주민화합을 위한 ‘동구만의 축제’로서는 괜찮을지 모르나, 각 지자체가 표방하는 문화관광축제로서의 경쟁력과 차별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축제는 각 지역의 문화와 생활, 가치와 정체성이 집적화 된 총체적 현상이다. 갈수록 높아지는 문화수요에 대비해 신문화지도를 그리려는 각 구군이 잰걸음을 하는 가운데 대표축제 문제는 유지냐, 개선이냐를 두고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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