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독일 뮌헨의 가스타익

▲ 가스타익에는 독일 최대 규모의 필하모닉 공연장이 있다. 무대 위에는 최대 400명의 연주자가 오를 수 있고, 무대 뒤로는 6000여 개의 파이프로 이뤄진 대형 오르간이 자리한다.

독일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뮌헨은 맥주만큼이나 음악예술이 발달된 도시다.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단, 뮌헨 필하모닉, 뮌헨국립음악대학 등 세계 유명 음악 단체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도 개최된다. 그런데 각종 전쟁을 치르면서 이 도시에 있던 대규모 공연장이 붕괴됐고, 예술인들이 제대로 공연을 선보일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어졌다. 그렇게 1969년부터 뮌헨지역에 필하모닉 음악당을 건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1970년대 계획에 들어가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1985년 드디어 ‘가스타익’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이 탄생했다.

각종 전쟁에 대규모 공연장 붕괴
뮌헨 필하모닉 음악당 건립 여론
시민의견 수렴 절차 등 거쳐 조성
2400석 獨 최대규모 공연장 마련
예술전문대학·음악원도 한 자리에

 

▲ 가스타익은 공연장, 평생교육기관, 시립도서관, 예술전문대학 및 음악원 등으로 구성돼 이를 합리적으로 운영, 관리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 생활 전반의 질과 다양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문화혜택”

가스타익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문화 및 교육 콘텐츠들이 집약적으로 한데 모여있다. 현재 가스타익은 공연장, 평생교육기관, 시립도서관, 예술전문대학 및 음악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총 8만평 부지에 5개의 대규모 공연장이 있다. 이밖에 연습실, 사무실 등 150여개의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6000여명이 다녀간다. 1년 단위로 계산하면 약 170만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가스타익은 365일 연중 무휴로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된다. 공연시간에 따라 더 늦게까지 개방하기도 한다. 1년에 1700여 개의 크고 작은 공연과 축제가 마련된다.

▲ 가스타익은 공연장, 평생교육기관, 시립도서관, 예술전문대학 및 음악원 등으로 구성돼 이를 합리적으로 운영, 관리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 생활 전반의 질과 다양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미사엘 암트만(Michael Amtmann) 가스타익 홍보담당자는 “단순히 도서관, 시민대학, 공연장을 물리적으로 합쳐 놓은 것이 아니라 이를 합리적으로 운영, 관리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 생활 전반의 질과 다양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타익 로비에 들어서자, 도서관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시민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뮌헨에는 시립도서관이 여러군데 흩어져 있는데 그 중 본관이 가스타익에 있다. 뮌헨시립도서관은 총 300만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스타익에 160만권의 장서가 있다. 특히 이곳에는 음악관련 서적이 많다.

▲ 미사엘 암트만(Michael Amtmann) 가스타익 홍보담당자가 가스타익 내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맞은편 평생교육원에서는 연간 320개의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독일 최대 규모의 평생교육원이고, 유럽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언어분야만 해도 50여 가지의 언어가 교육된다. 1년 동안 이곳에서 독일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3200명가량 된다고 한다. 문화경영, 전통음악, 음악저널리스트, 음악평론 등 문화예술관련 교육을 비롯해 사회&정치, 건강&영양, 직업, 경영, 컴퓨터 등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사설 아카데미보다 수강료도 50%가량 저렴하다고 한다.

미사엘 암트만은 “대부분의 수강생이 뮌헨지역 거주자다. 하지만 특별히 지역민만 수강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지 않는다. 뮌헨에 사는 외국인일지라도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 가스타익은 공연장, 평생교육기관, 시립도서관, 예술전문대학 및 음악원 등으로 구성돼 이를 합리적으로 운영, 관리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 생활 전반의 질과 다양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사진은 소공연장 모습.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잘 갖춘 공연장에 음악대학이 들어서면…

가스타익의 공간 중 가장 인기있는 곳은 필하모닉 공연장이다.

공연장은 전체적으로 정사각형이며, 높이가 60m, 3층 규모다. 총 2400석으로 독일 최대 규모의 필하모닉 공연장이다.

좌석배치도 독특하다. 베를린 필하모닉처럼 무대 뒤까지 둘러싸고 있진 많지만 무대를 향해 둘러싼 형태인 ‘포도밭형’구조다. 무대와 객석 사이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오는 8월 개관하는 서울의 롯데콘서트홀도 이 형태로 설계됐다.

무대 위에는 최대 400명의 연주자가 오를 수 있고, 무대 뒤로는 6000여 개의 파이프로 이뤄진 대형 오르간이 자리한다. 이곳에서는 연간 80회 이상 공연이 개최된다. 클래식 연주자들 사이에서는 ‘한번쯤 오르고 싶은 무대’로 불린다고 한다.

▲ 미사엘 암트만(Michael Amtmann) 가스타익 홍보담당자가 가스타익 내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가스타익의 여러 공간은 명사 초청 강연이나 기획 전시에 할애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는 학자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세계적인 성악가이자 독일 가곡의 최고 권위자인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Dietrich Fischer­Dieskau)나 베를린 필하모니의 상임 지휘자 사이먼 래틀(Simon Rattle)도 가스타익에서 강연을 했다.

가스타익에는 뮌헨국립음악대학 분원이 있다. 뮌헨국립음악대학은 독일은 물론 유럽전체에서도 유명한 음악대학 중 하나다.

▲ 가스타익은 연습실, 사무실 등 150여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사진은 뮌헨국립음악대학 학생들을 위한 연습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미사엘 암트만은 “이곳 학생들이 중요한 연주회를 앞두고 지역민을 위해 작은 연주회를 열기도 한다. 무대 연습을 위해 마련된 공연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수준높은 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다. 이는 이 공간이 교육과 문화, 예술이 분리되지 않고 일체로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뮌헨 / 글=석현주기자 hyunju021@·사진=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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