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 세제 업체가 최근 흑인의 피부색을 소재로 한 인종 차별적인 광고를 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중화권 영문 매체 상하이스트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상하이(上海)의 세제 업체인 차오비(초<人肖>+比)는 이달 새 세제 광고를 텔레비전과 영화관 등에서 상영했다.

문제의 광고는 중국 여성이 빨래를 세탁기에 넣는 순간 흰 티셔츠와 얼굴에 페인트가 묻은 흑인 남성이 나타나 휘파람을 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여성은 남성에게 다가오라는 손짓을 한 뒤 남성이 가까이 오자 동그란 세제를 남성의 입에 넣고서 세탁기 안으로 밀어 넣는다.

세탁이 끝나고 여성이 세탁기 뚜껑을 열자 깔끔한 흰 티셔츠를 입은 밝은 피부의 중국인 남성이 세탁기에서 나와 세제를 든 채 윙크를 보낸다.

광고는 “변화는 차오비 세제로부터 시작된다”는 자막을 내보내며 끝난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번 광고가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며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많은 중국 기업이 인종차별의 민감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부끄럽지만, 중국에서 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 여성이 중국인 남성이 백인 남성으로 변할 때까지 세탁기에 밀어 넣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상하이스트는 흰 피부를 중요시하는 전통적인 미의 기준 때문에 많은 중국인이 검은 피부에 상당한 혐오증을 가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가 단순히 피부색 때문에 더럽다고 여기는 등 아프리카 출신에 대해 인종차별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작년 할리우드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중국판 포스터에서 흑인 배우 존 보예가의 모습이 원본보다 대폭 작아져 많은 영화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차오비 광고가 9년 전 상영된 이탈리아 세제 광고를 모방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탈리아 세제 광고는 여성이 마른 백인 남성을 세탁기에 넣으면 근육질의 흑인 남성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서 “색깔 있는 것이 더 낫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차오비 광고는 배경 음악조차 이탈리아 세제 광고와 같아 표절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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