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을 통해 아버지와 갑자기 확 가까워졌다는 느낌보다는 예전에 아버지와 얼마나 가까웠었는지가 새삼 떠올랐어요.”

분명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지만 언제부턴가 남보다 멀어진 아버지와 아들이 일주일간 단둘이 여행을 떠난다.

무뚝뚝한 줄만 알았던 아버지는 쉴 새 없이 ‘아재개그’를 구사하고, 연세가 많아 체력을 걱정했더니 아들보다 체력이 좋다.

내달 6월 2일 처음 방송하는 tvN ‘아버지와 나’는 남희석, 추성훈, 김정훈, 윤박, 에릭남, 로이킴, 바비 7명의 연예인이 아버지와 ‘생애 최초’로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을 그린다.

일곱 쌍의 아버지와 아들은 제작진의 사전답사도, 개입도 없이 두 사람만의 여행 계획을 세워 가깝게는 일본, 멀게는 뉴질랜드로 떠나 여행했다.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출연자 중 김정훈, 에릭남, 로이킴, 바비가 참석했다.

아버지 김순명 씨와 뉴질랜드를 다녀온 김정훈은 “아버지와 멀다고, 살가운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예전에 제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안기며 애교를 부렸던 기억이 났다”며 “함께 썰매를 타고 산을 내려오는데 어떤 아이가 제 옆을 위험하게 지나가니까 아버지가 큰 소리로 뭐라고 하시더라. 기분이 새로웠다”고 여행 소감을 전했다.

평소에도 아버지와 형제 같은 사이였다는 에릭남은 아버지 남범진 씨와 체코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아버지가 여행하면서 매일 제작진에게 ’재밌나요? 분량이 충분히 나올까요?‘라고 물으시며 방송 욕심을 내비치셨다”며 “그런데 여행 후반부로 갈수록 ’3일이 딱 좋은 것 같다. 너무 길다‘고 하시며 ’다음에는 어머니랑 하라고 하셨다“고 장난스레 울상을 지었다.

출연자들은 이번 여행을 통해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에릭남의 아버지는 프로그램 출연이 결정된 뒤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의상 준비를 한다며 당장 쇼핑몰로 향했다고.

로이킴은 아버지가 섭외를 받자마자 점을 빼러 가고 제작진과의 미팅에 간다고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등 방송에 열의를 보였다는 이야기로 좌중을 웃겼다.

아버지의 강력한 소망으로 라오스를 다녀온 로이킴은 또 ”교수로 재직 중인 아버지가 평소에 무뚝뚝해서 아버지 수업은 정말 재미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재미있으시더라“며 ”아버지도 남자고 친구 같고 형 같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와 하와이를 다녀온 바비는 ”아버지가 처음에는 꺼리셨는데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알아봐서 자유롭지 못한 게 어떤 것인지 (아들을 위해) 겪어보고 싶다’며 출연을 결심하셨다“며 ”방송을 떠나 아버지와 정말 즐겁게 여행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

연출을 맡은 박희연 tvN PD는 ”요즘 ‘1가구 1에릭남’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방송을 통해 그 예의 바르고 재치있는 에릭남 같은 아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박 PD는 ”20년 넘게 여행사를 하신 분께 들어보니 어머니와 딸,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 조합의 여행은 가끔 있지만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은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부자의 어색한 관계에 의외의 웃음 포인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지 않은 남희석, 추성훈, 윤박 부자는 각각 일본 삿포로, 이탈리아 로마·밀라노, 스위스로 여행을 다녀왔다.

6월 2일 오후 11시 첫 방송.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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