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극 ‘레드’서 켄 열연...“하고싶고 가야만 했던 길”

 

“카이가 연극을?”

성악을 전공하고 팝페라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 주로 활동한 카이의 연극 출연 소식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관객이 적지 않았다. 대중에게는 카이에 대한 이미지가 연기보다는 노래 쪽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9일 서울 성북구의 연습실 근처 카페에서 만난 카이는 자신의 첫 연극 출연을 “가야만 했던 길”이라고 표현했다. “두려운데…하고싶고 해야 하는 일이 있잖아요? 제게는 ‘레드’가 바로 그런 작품이었어요.”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온 카이는 연기에 더욱 가깝게, 세밀하게 다가가고 싶은 갈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첫 도전치고 ‘레드’는 결코 쉬운 작품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이미 3차례 공연된 바 있는‘레드’는 미국의 화가 마크로스코가 1958년 벽화를 의뢰받아 40여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 카이는 2인극에 부담을 느끼는 듯하면서도 “큰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이 작품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대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나에게는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과도 의견을 맞추고 조심스럽게 조언해주곤 한다”고 전했다.

다음 달 5일 첫 공연을 앞두고 카이는 매일같이 연습실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그는 “말은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수단이지만, 예술화가 됐을 때는 언어만큼 어렵고 부자연스러운 것이 없다”며 “이것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이만의 ‘켄’은 어떤 모습일까? ‘켄’을 고뇌하는 신세대라고 표현한 카이는 “그는 많은 것을 가지지 못했지만 패기가 있고 열정적으로 예술에 접근하는 사람”이라며 “30대 중반의 나에게 ‘켄’은 공감이 되면서도 닮고 싶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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