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변화하는 국제정세 변수 고려
생존 및 통일 전략 다시 수립
새로운 발전·국운융성의 기회로

▲ 손영재 법무법인 늘푸른 변호사

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인 도널드 존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로 약 50억달러의 자산가로 평가된다고 한다. 2000년 미국 대선에도 출마한 적이 있는 트럼프는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의 확정적인 상태가 되었다. 더 나아가 민주당의 후보 힐러리보다 더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어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백인(White Anglo-Saxon), 남성, 기독교의 주류 세력에 의해 형성된 기존의 미국 정치권 내지 기득권 세력에 대한 이단아다. 2015년 7월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만 해도 현재의 위치까지 오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숫한 인종차별적 발언과 여성 스캔들 등으로 주요 언론의 표적이 되어 왔지만 오히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반발심을 등에 업고 트럼프는 차기 미국 대통령 고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주자로 위치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기존 정치권의 가치관과 정책을 부인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미국 대중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우리의 안보무임승차 태도를 비난하며 북핵 용인과 주한미군 철수 입장을 밝혔다가 이를 철회 또는 수정하는 등으로 우리의 생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충격적인 변화 이슈에 대해 너무나 쉽게 입장 변화를 보여왔다.

공화당의 대권 후보 선두 주자가 주한 미군 철수와 북한의 핵무기 용인 입장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미국 국무부 차관이나 태평양 사령관이 한국 방위 공약 이행을 재천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호주에 폴린 핸슨이란 어리석은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호주의 한나라당(ONE NATION PARTY)을 만들었고 아시아계의 이민자들 때문에 호주 백인 서민층이 일자리를 빼앗기고 몰락하고 있다면서 아시아계 이민을 없애고 백호주의를 부활하자고 주장했고 주류 세력화하지는 못했지만 2000년을 전후로 상당기간 인기를 끌었다. 여기서도 폴린 핸슨이란 한 무지한 여자가 문제인 것이 아니고 그러한 생각에 동조하는 호주 시민이 일부 있고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의 상황은 호주의 폴린 핸슨 보다 비교할 수도 없이 심각해 보인다.

미국의 기성 정치권도 자국이익을 우선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 왔지만 큰 틀에서 상호주의와 내정불간섭 및 자유민주체제의 수호를 내세웠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국은 최소한의 상호주의나 청교도적 도덕성을 버리고 오직 눈 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천민 자본주의와 극우주의의 깃발로 얼룩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전통적인 우리의 생존은 한미 혈맹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었고, 미국의 한국 방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는 미국의 국익으로 이 점에서 양국의 이해관계는 완벽히 일치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밖에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핵무기는 있지만 불안정해 우리의 가장 큰 위협이면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껴안아야 할 대상이다. 대국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이나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 등도 우리의 생존 전략을 위해서는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어려운 경제 여건에 맞추어 움츠리는 경제 주체의 모습과 정쟁의 움직임만 보일 뿐 이러한 변화와 어려움을 직시하고 우리의 생존 및 통일 전략을 짜고 실천하는 국가 에너지는 보기 어렵다.

과거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제자백가의 사상이 꽃피웠다고 한다. 그 시대에 싹튼 공자 사상의 핵심인 인(仁)도 결국은 ‘두 사람(人+二)’의 관계이고 ‘소통’이 그 요체라고 한다. 힘든 국제 정세 및 북한 문제와 경제 불황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 우리 내부의 소통과 화합으로 분열이 종식되고 통합으로 인한 해결의 에너지로 새로운 발전과 국운 융성의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손영재 법무법인 늘푸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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