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울산의 이미지·새 비전 제시
도시브랜드 슬로건 교체 고민해야

▲ 이은규 울산발전연구원 박사

도시브랜드는 해당 도시가 가지는 정체성과 가치를 이미지화한 것으로 도시의 새로운 가치창출과 경쟁력 향상의 원천이 된다. 즉, 도시브랜드가 갖는 차별화된 도시이미지를 통해 도시마케팅의 고객이 되는 투자기업과 방문객 등을 해당도시로 유인하며 이를 통해 도시 내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시의 재정수입을 증대시켜 도시발전으로 연결되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외 주요 도시들은 매력적인 도시이미지 창출을 위해 도시브랜드 개발과 관리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의 도시브랜드 슬로건 ‘Ulsan for you’ 역시 새로운 차원의 고민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2004년에 만들어진 현재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은 확정 시점부터 ‘Gimhae For You’를 모방했다는 김해시의 항의를 받았다. 물론 당시 전국민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아 자문위와 시정조정위를 거쳐 절차상으로는 하자가 없다. 그러나 브랜드 슬로건 확정 초부터 ‘베껴쓰기’라는 의혹이 제기되더니 최근까지도 ‘의미가 모호하고 차별성이 없으며 도시 정체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2013년 동아비지니스 리뷰가 조사한 ‘16대 광역지자체 브랜드 슬로건 평가’에 따르면 울산의 브랜드 슬로건이 15위로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발표됐다. 결국 중복성 논란은 상표등록에 있어 배타적 활용에 제약을 초래해 김해시와 서로 상품분류를 달리해(울산:종이인쇄물 등 11개, 김해:의류 등 4개) 상표를 등록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브랜드슬로건의 낮은 인지도와 호감도로 인해 울산의 이미지 개선, 관광활성화 등 도시의 중요한 홍보자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울산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바꿔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청년울산으로서의 도시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의 슬로건이 주는 밋밋한 이미지로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역동적인 산업도시 울산의 이미지, 품격있는 창조도시와 글로벌 울산을 지향하는 청년 울산의 이미지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교체한 경상남도와 서울시 역시 기존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이 자치단체의 시정과 새로운 비전 제시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 새로운 울산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에는 어떠한 내용들이 담겨져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근대화의 관문인 항만을 통한 개방성, 조국근대화의 선도 산업도시로서의 역동성 등 개방성과 역동성의 이미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타가 공인하는 산업도시로서 글로벌 인지도를 보유한 대기업들과 연계한 이미지화도 고려해 볼만하다. 또한 숱한 역경을 극복한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 광역시 승격과 생태도시로의 극적인 변화 등 타 도시들이 갖지 못한 경험들 역시 울산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더불어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이라는 현 시정의 방향성과 청년 울산이 지향하고 있는 미래 모습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검토·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개발된 도시브랜드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활용과 관리가 중요하다. 도시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측정과 환류를 통해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흐름을 수용하고 유지·관리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도시브랜드의 홍보, 마케팅 등에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울산의 도시 경쟁력 강화와 도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바꾸는 일이나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울산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새로운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의 정체성과 미래를 담은 차별성 있는 도시브랜드 슬로건은 국제화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적이다. 지금부터라도 시민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해시키는 동시에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울산의 도시브랜드 슬로건 교체를 진지하게 고민해 나갈 시점이다.

이은규 울산발전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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