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3천가구 육박...공급과잉에 인기 시들
주거환경 취약 부작용도

▲ 경상일보 자료사진

1~2인 가구의 전월세난을 잡기 위해 탄생한 도시형생활주택이 울산지역에 도입된 지 6년만에 3000가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급과잉으로 지난해부터 급감추세를 보이는 등 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더욱이 도입취지와 달리 전월세난은 여전한데다 오히려 주차장과 기반시설 부족 등 주거환경이 취약해지는 등의 부작용도 속출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95가구 준공 10채 중 9채는 ‘원룸형’

부동산114가 도시형생활주택 공급물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3월까지 울산지역에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총 2995가구가 준공됐다. 5월말까지로 집계하면 3000가구를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 2011년 179가구가 처음 준공된 이후 이듬해 2012년 1193가구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2013년 775가구 △2014년 556가구 △2015년 264가구 등 연평균 600가구 안팎이 준공됐다.

같은 시기 울산지역 오피스텔 공급물량(2011~2016년 3월)이 총 1187실인 것에 비춰볼 때 2배 이상 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도시형생활주택은 최초 도입된 2009년 이후 올해까지 33만959가구가 준공되며 물량이 급증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이 단기간에 급증한데는 주차대수 등 규제완화에다 아파트와 달리 6개월에서 1년이면 준공이 가능한 장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급유형별로는 전체 2995가구 가운데 원룸형이 2755가구(91.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다세대 146가구(4.8%), 연립 94가구(0.03%) 등의 순이었다. 10채 중 9채는 원룸형인 셈이다.

다양한 유형이 공급되지 못한 이유는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여러 가지 법 규정에 예외사항으로 분류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요자 만족도 높이는 형태로 개선 필요

하지만 이처럼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과잉에다 지역 경기침체 등이 맞물려 도시형생활주택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

실제 조선업의 불황으로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고 있는 동구지역의 방어·화정동 일대 주택가 원룸촌의 상당수는 비어 있거나 매물로 쏟아지는 등 한 때 붐이 일었던 도시형생활주택은 찬바람을 맞고 있다.

2014년 1230건에 이르던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건수는 지난해 120건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 들어서는 3월말까지 한 건도 없다. 이에 따라 준공건수도 지난해 264건으로 전년대비 절반 이상 줄었고, 올해도 1분기 기준 28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무엇보다 도시형생활주택이 단기간 우후죽순 건립되면서 주거환경은 더욱 열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룸형은 주차장이 세대당 0.5~0.6대 기준이어서 주차공간 확보가 어렵고 진입도로는 좁아 화재 등 재난에 취약한 점도 우려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우후죽순 쏟아지다 보니 초기 조성 목적이었던 1~2인 가구의 전·월세 해소에도 별 도움이 되지않고 있다”며 “제도 보완과 지역별 공급량 조절을 통해 거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형태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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