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봄, 봄이 오면 만물이 소생하고 원기가 왕성해진다고들 하지만 기운이 샘솟기는 커녕 몸이 무겁고 피로가 가시지 않아서 꾸벅꾸벅 졸기 일쑤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춘곤증은 겨우내 추운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낸 신체가 봄에 적응하기 위해 생체리듬이 변화하면서 생기는 과도기적 현상이다. 겨울은 춥고 건조하여 혈관이 수축돼 있고 땀을 통한 수분의 배출이 적으나 봄이 되면 낮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는 등 외부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  하지만 신체가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하는 각종 호르몬이 아직 불충분한 상태에서 활동량이나 기초대사량의 증가 혹은 스트레스는 정상 생체리듬을 깨며 또한겨우내 단백질이나 비타민 등 영양소의 소진도 춘곤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이 시기는 취직, 인사이동, 신학기, 입학과 같이 사회적으로도 변화가 많아서 생활리듬이 바뀌는 때로 이러한 변화들이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춘곤증을 더욱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춘곤증은 질병이 아닌 일과성 현상으로 인식돼 그 정체에 대해서는 잘 연구돼 있지 않다. 따라서 뾰족한 치료법이나 특효약도 없는 현실이다.  춘곤증의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온 몸이 나른해 쉽게 피로를 느끼며 졸리고 식욕이 떨어진다. 소화불량과 어지러움도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목과 팔 다리가 뻐근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이유없이 짜증이 난다. 불안하거나 우울해져 만사에 의욕도 없어진다.  이러한 봄의 복병 춘곤증을 극복하는 데는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이 도움된다. 낮이 길어져 해가 빨리 뜨는 봄철엔 적당한 수면시간인 7~8시간을 자려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밤에 충분히 자지 못했다면 낮에 잠깐씩 눈을 붙일 수도 있지만 이는 정신노동을 하는 사무직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잠을 잘땐 오후 2시이전에 20분이하로 자야 한다. 만일 오후 2시를 넘기거나 20분이상 자게 되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피로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  춘곤증을 이기는 데는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많이 든 음식도 도움이 된다. 잡곡밥에 풋마늘, 쑥, 원추리, 취나물 등 신선한 채소반찬을 한 식단은 피로회복 효과가 높다. 흔히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면 밥맛이 없어 아침을 거르게 되는데 이는 두뇌활동 저하를 가져오고 점심때 과식하게 돼 춘곤증을 악화시키는 요인도 된다. 최승원 울산대학교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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