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파스타 요리 참 쉬워요”

▲ 검은 깨 두유 까르보나라 파스타

우리나라에서 스파게티를 팔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돼지고기 너비튀김(돈가스), 햄버거를 주로 팔던 경양식 집에서 짜고 단 토마토소스를 끼얹어 팔았다. 지금처럼 다양한 파스타도 없었고 올리브유는 너무 비싸 감히 사용할 엄두도 못 내던 시절이었다. 1990년대 들어 고급스런 스파게티 전문점이 생기고 호텔에서도 ‘이탈리아 파스타’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무나 할 수 없고 아무나 먹을 수 없는 요리가 되어 버렸고, 갑자기 고급스런 음식으로 둔갑했다.

적당히 삶은 스파게티면을
양파·마늘·버섯등 함께 볶아
두유·흑임자 소스를 끼얹어
은근히 졸이면 고소한 맛 일품

이탈리아 대표 음식인 파스타는 과연 아무나 먹을 수도, 만들 수도 없는 요리인가. 나는 과감히 ‘NO’라고 생각한다. 파스타에 대해 조금만 알면 집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 것만큼 어렵지 않다.

첫째, 면 고르기. 가정에서 만들어 먹을 때는 어떤 파스타를 사도 무관하다.

둘째, 면 삶기. 대개는 면을 삶을 때 식용유와 소금을 조금 넣고 삶으라고만 하고선, 삶고 남은 국물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 국물은 소스를 만들 때 농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버리지 말고 사용했으면 한다. 물 1ℓ에 면 100g, 소금 10g이 적당하다. 면은 끓는 물에 8분 정도 삶는 알 단테(al dente)가 가장 좋다고 한다.

▲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셋째, 가장 중요한 소스 만들기. 토마토소스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올리브유나 식용유를 듬뿍 넣는다. 마늘과 특히 다진 양파는 많다고 느낄 정도로 넣고 중불에서 갈색이 날 정도로 볶다가 설탕을 조금 넣고, 시중에 파는 소스에 스파게티 육수를 첨가한다. 마지막에 생토마토를 다져 넣어 농도를 맞추고 소금, 후추 간을 하면 호텔 수준 소스가 만들어 질 것이다.

크림소스 파스타는 불 조절이 상당히 중요하다. 크림 파스타는 은은한 불에 볶아 수분을 최대한 줄여야 크림과 해산물이 분리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요리하면 크림 특유의 향이나 색깔이 흐려지고 비린 맛이 강해진다.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 때는 조개를 삶는 방법이 중요하다. 냄비에 물을 붓고 거기에 소주나 와인을 첨가한 뒤 쿠킹포일로 냄비 주위를 감싼다. 그 다음 냄비 밥을 하듯 센 불로 시작해 포일이 부풀어 오르면 아주 약한 불로 바꾼 다음 뜸을 들여야 한다. 소금은 따로 넣을 필요가 없다. 팬에 볶을 때 마늘은 채 치거나 거칠게 다진 것이 좋다. 갈색이 나게 볶다가 조개, 면을 넣고 조개국물과 삶은 면 육수를 혼합해 사용하며 면에 윤기가 날 때 가장 맛있다.

넷째, 재료를 볶는 순서다. 올리브유 다음에 야채, 그 다음에 주재료인 해물 또는 육류를 넣는다. 면, 소스 순이고 마지막이 소금, 후추 양념이며 마무리가 향신료이다. 소스가 면에 배도록 같이 넣고 볶아 드시기를 권한다.

오늘은 라치오 지방에서 유래된 광부들의 요리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변형한 ‘검은깨 두유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만들어본다.

◇검은깨 두유 까르보나라 파스타

△재료

페투치니 파스타(스파게티) 100g, 느타리버섯 50g, 검은깨 두유 1팩, 생크림 2큰술, 양파 100g, 다진 마늘 30g, 올리브유 20㎖, 베이컨(햄) 100g, 소금, 후추, 다진 흑임자 조금

△만드는 법

①페투치니 스파게티는 소금, 오일을 두르고 8분 정도 삶아 둔다.

②팬에 오일을 두른 뒤 양파, 마늘을 넣고 볶다가 베이컨을 넣은 다음 버섯을 넣고 볶는다.

③두유와 생크림 다진 흑임자를 넣고 걸쭉할 때까지 약한 불로 끓인다.

④볶은 야채에 삶아둔 파스타를 넣고 볶다가 육수를 조금 붓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 뒤 소스를 끼얹어 은은하게 소스가 배게 저어가며 볶는다.

⑤파스타에 윤기가 나면 접시에 옮겨 담는다.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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