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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숨을 불어넣는 나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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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4.17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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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볼 수 없지만 원형질 그대로를 간직한 자연을 대하면 어머니가 연상될 때와 같이 눈시울이 시큼해 질 때가 있다. 귀하고 소중한 존재에 대하여 절로 일어나는 경이로움 때문일 것이다.  태화강 생태계복원을 두고 여러 갈래의 의견들이 분분하다. 어떤 도시보다 심한 각종 공해를 앓고있는 울산이기 때문에 중심을 관통하고 유유히 흐르는 태화강의 생태회복은 쾌적한 삶을 추구하는 우리들의 중요한 관심사일뿐더러, 이 땅에 태어나 무수한 세월을 살아야할 후손들에 이 고장을 아름답게 물려 주어야할 마땅한 의무를 가진 우리들로서 지혜를 아끼지 않아야 할 과제이다.  인공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은 원래의 하천은 양안으로 숲이 가득하고 뱀처럼 꾸불꾸불한 형태로 맑고 시원한 물이 일정하게 흘러내리는 모습을 가진다. 절벽이나 커다란 암벽 등 물리적인 저항을 만나지 않는 한 강물은 에너지의 자연스런 흐름에 자신의 행로를 맡기고 있다.  수량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적당하게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자연스런물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바닥의 돌들, 강변의 갈대, 숲 속, 바람과 비 등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뱀처럼 나선형 흐름의 형태를 취하는 것은 은하계의 소용돌이, 태풍, 회오리, 인체의 등뼈구조 등 여타 다른 자연계 운동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강물의 뱀처럼 꾸불꾸불한, 나선형(spiral) 흐름은 언어영역(영어의 경우)에도 그 뜻이 깊게 펼쳐져 있다. 유한한 "운명의 코일"을 벗어나 죽음을 맞이하게 될 때 숨을 거둔다(ex-spire)고 하며, 더 높은 이상을 향해서 영혼의 원기가 고양됨을 느낄때 숨을 들이마신다(in-spire)고 한다. 우리의 정신(spir(e)it)이 한껏 고양될 때 우리는 상승 흐름의 나선형(spiral)을 따라서 위로 이끌린다. 호흡(re-spir(e)-ation)으로 우리 몸의 산소를 공급한다. 비록 영어권에서이지만 나선형(spiral)의 개념이 곳곳에 포장되어 있는 것은 삼라만상에서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달을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스런 강의 나선형 형태는 인간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굴곡이 많아서 강이 차지하는 면적이 너무 넓고 따라서 범람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쉽다. 그래서 강의 물길은 가능한 한 직선으로 하고 수로 단면의 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다리꼴로 변형된 제방을 쌓았다.  이리하여 강의 영역이 사람들에 의해 완전히 점령당해 버렸다. 우리들은 이 곳에 아파트와 빌딩을 자랑스럽게 건축했다. 강의 자연스러움에 대한 인간개입은 물에 내재된 각종 에너지를 소진시켰다. 물은 굶주려서 활기를 잃었고 각종 오염물로 변태되어 맹수처럼 포악해졌다. 물의 시체들은 생기와 에너지, 각종 부유물을 수송할활력을 잃고 말았다. 그 결과 강바닥은 끊임없이 높아져서 우리는 많은 수고로움을 강바닥에 쏟아야 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을 옥죄었던 사슬들을 풀어주고 그들이 갖고자하는 그들의 영역을돌려주어야 하는 문제를 심각히 검토해야하고 뿐만 아니라 주저하지 않고 당장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 경제적인 관점으로 도로와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복개한 곳곳의 개천에 대해 어리석음과 무지와 자연에 대한 불경으로 이런 엉터리 같은 일들이 저질러졌음을 솔직히 시인하고 깊은 반성을 해야한다.  강과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는 개천, 실개천, 여울, 냇가 들을 살려주기 위해 애써야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상습침수지역이라고 하지만 강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최소한 활동영역인 이 지역을 그들에게 되돌려주도록 해야겠다.  우리는 그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대가를 치르면서 강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그 깨달음을 참으로 실행에 옮기는 일이 남아있다. 태화강에 대한 올바른 정책들이 결정되어져 뱀처럼 꾸불거리는 살아있는 태화강이 만들어지는 또 다른 태화강의 기적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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