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균에 오염된 미국산 육가공품이 국내에 수입,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농림부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연구원은 지난 15일 미국축산물 가공회사로부터 수입한 육가공식품인 햄·소시지의 긴급 회수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이 식중독 바이러스인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됐을 우려가 있다고 미국 농무부가 통보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햄·소시지 등은 일반 가정이나 식품업소에서 많이 소비하고 있는 대중적인 제품이다. 김밥, 찌개 등에 넣어 사용하기도 하고 청소년들이 가공하지 않은채 그대로 먹기도 한다. 국내에 반입된 미국업체의 제품 33t 가운데 22t은 아직 창고에 보관중이나 나머지 11t은 이미 시중에 흘러나가 유통되고 있다고 하니 어디서, 어떤 사고를 일으키게 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된 육가공품을 그대로 먹으면 노약자와 임신부의 경우 패혈증·뇌수막염·유산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특히 조심해야 하겠다.  식탁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불량식품의 생산·유통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장 서민적인 식품인 콩나물·두부조차 안심하고 사먹기 어려운 것이 우리네 식탁의 현실이다. 게다가 중국산 납 꽃게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수입 농축수산물에서도 국민건강을 해치는 위험한 일들이 알게 모르게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쉽게 믿고 사용하는 미국의 식품에서 조차 세균오염 사고가 발생하니 더욱 걱정이다.  문제가 된 미국제품들은 이미 지난해 11월 부터 올해 2월 사이에 수입돼 소비자들에게 유통됐으나 미국 정부가 리스테리아균 오염을 적발, 통보하기 까지 우리 검역당국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컴퓨터 무작위 표본검사 방법으로 검역을 하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당국의 해명만으로는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다. 검사방법의 과학화, 전문성 향상 등의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미국정부가 이번 사건을 우리 정부에 뒤늦게 통보한데 대해서도 엄중히 따지고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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