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풍요는 값진 희생의 결과
경제위기 극복에 남탓 할 시간 없어
한마음으로 미래위한 지혜·용기내야
마침 그저께가 현충일이기도 하였고 또 호국보훈의 달인 요즈음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자유는 거저 공짜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이 말은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공원 내에 있는 기념비 벽에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수 많은 용사들의 이름과 함께 새겨져 있는 글귀인데, 자유의 참 뜻을 모르는 후세 사람들에게 자유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는 준엄한 경고문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가 이처럼 풍요롭게 누리고 있는 이 자유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숭고한 목숨을 바친 수 없이 많은 희생자들의 피의 대가로 얻었다는 뜻이다.
오래 전 미국 출장을 갔을 때 기념비 벽에서 이 글을 처음 보는 순간 가슴에 심한 전율을 느꼈던 적이 있다. 여기 있는 이 사람들은 한 번도 얼굴을 본 적도 없고 이름도 모르는 남의 나라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쳤는데, 나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위하여 과연 무엇을 했으며 우리의 그 수 많은 위정자들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심한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의 경우에도 대도시는 물론 심지어 이름 없는 조그만 지방도시에서조차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원이나 기념관 등에는 거의 어김없이 국가나 자기 고향을 지키기 위하여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겨 후손들이 대대로 기념하면서 자기들의 선조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종종 보곤 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당연히 현충원이나 위령탑 등을 조성하여 국가나 지역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위하여 기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나 느낌은 다른 나라의 그것과 비교할 바가 아닌 것 같다. 마침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도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위하여 지금보다 더 깊은 정성과 마음을 모아 그들을 기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최근 나라 경제가 많이 어렵고 젊은이들의 취업이 특히 힘들어지면서 헬조선이니 흙수저니 하면서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국가나 조직 등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때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항상 뭔가 문제가 생기기만 하면 내 잘못을 탓하기 이전에 우선 핑계부터 찾거나 남 탓을 먼저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그리고 본인들이 몸담고 있는 각자의 조직이 지금처럼 어려운 대내외 환경속에서 이 정도라도 잘 버티고 있는 것이 과연 누구 때문인지 한 번이라도 먼저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불만들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된다.
울산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해양 업계는 물론 자동차나 석유화학 산업 등 어느 하나 어렵지 않은 분야가 없다. 언론에서는 산업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등에 관한 기사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와 정말 어수선하기 그지없다. 어떤 일이든 일이 잘되고 못 된 데에는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남의 탓 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런 때일수록 노사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서 국가전체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조직의 발전과 미래를 위하여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보다 멀리 내다보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나라가 잘 되고 어떤 조직에 좋은 일이 생기면 그건 그냥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비록 나는 그 일을 하지는 않았더라도 반드시 그 누군가는 수 많은 밤을 지내면서 희생한 결과라는 것을 우리는 꼭 알아야만 한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세상 어디에도 아무런 노력없이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자유는 거저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절대로.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