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제2 고도정수시설 내달 준공
하루 55만t ‘명품 수돗물’ 공급

▲ 엄점용 울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천상정수사업소 시설관리담당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의학잡지 <브리티시 메디칼저널>에서 현대사회 인류가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가 무엇인지 전 세계 의학자와 과학자에게 물었다. 그 결과 ‘상수도 보급’으로 조사됐는데 과거 수많은 인간의 생명을 앗아갔던 콜레라와 장티푸스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사라진 것이 깨끗한 수돗물 공급 이후부터였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또 미국공학원(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이 선정한 20세기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가장 위대한 기술업적 20선에도 ‘상수도 보급’이 선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보고서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안전한 식수와 개인 위생향상을 통해 질병의 위험을 9.1% 낮출 수 있으며, 6.3%의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이다.

수돗물은 원수에서 취수장, 착수정, 혼화지, 응집지, 침전지, 여과지, 염소소독, 정수지, 배수지, 가정집 수도꼭지까지 10단계를 거치면서 우리 몸에 나쁜 물질과 냄새를 없애고, 세균을 제거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 탄생된다.

국내는 1900년까지 우물, 강물을 이용했고 1908년 서울 뚝도정수장이 처음 구축되면서 상수도 역사가 시작됐다. 100여년 동안 경제성장과 더불어 수도사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지만 1990년대 각종 수질사고가 이어지고,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보다 양질의 물을 요구, 정부는 1995년도 맑은 물 공급대책으로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을 시작했다. 울산은 1999년 회야정수장 하루 27만t을 시작으로 천상 제1정수장 6만t이 도입됐다. 다음달인 7월에는 천상 제2정수장에 하루 22만t의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준공되면서 울산은 하루 55만t의 세계최고 수준인 100% 고도정수처리된 수돗물을 공급한다. 울산의 상수도 역사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순간이다.

회야·천상정수장은 세계 최고수준의 고도정수처리 공법과 자동제어 시스템으로 전후오존 및 활성탄(숯)을 이용해 수돗물 특유의 맛과 냄새 제거, 중금속 등 미량오염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식이다. 또한 정수장 운영체계는 국제적 품질, 환경,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았으며, 수질관리 역시 원수 91항목, 정수 183항목과 가정집 수도꼭지 수질검사 112개소 등 법적기준보다 강화해 세계적 수준의 수돗물 품질관리를 한다.

그렇지만 명품 수돗물에 대한 이해부족과 불신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 세계에서 한국의 수돗물 수질관리는 8위 수준이지만 음용률은 5%에 불가하다. 주요 선진국 캐나다 47%, 일본 52%, 미국은 56%임을 감안하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미국은 수돗물에 소독약품 냄새가 안전성으로 인식되지만 한국은 소독냄새가 나면 마시기를 꺼린다. 미국시민은 상수도 이해 및 공공수도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결국은 인식의 차이라고 본다. 따라서 울산 상수도사업본부는 수돗물의 우수성을 시민과 공유하고자 세계적 수준의 회야·천상정수장을 개방해 명품 수돗물 체험기회를 시민에게 7월부터 확대, 제공한다.

또한 노후상수도관에서 흐린 물 발생 등의 문제점이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와 언론보도를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고 있다. 이제는 노후 송배수관과 가정집 옥내 급수관의 갱생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마침 울산시는 송수관 복선화, 정수장간의 비상관로 연결공사 등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노후관 교체, 옥내급수관 갱생에 중요성을 인식해야겠다.

‘울산의 최고 명품은 수돗물’이라고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질적·양적으로 세계 최고의 수준의 울산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올바른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관련 종사자들도 명품 수돗물을 만들어 가는데 시민과 함께 동참, 음용률 전국 최고가 아닌 세계최고의 수준으로 갈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엄점용 울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천상정수사업소 시설관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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