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상한 작가

▲ 이상한 작가가 가늘고 긴 철제 조각을 용접해 바윗덩어리 모양으로 만든 작품 ‘붉은 바위의 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이상한 작가는 수년 전부터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6월10~19일)에 참여해 왔다.

이 작가는 평면 캔버스에 색채 이미지를 구현해 온 비구상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설치미술제로 인해 새로운 창작 영역을 동경하게 됐고, 작가로서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고자 노력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미술제에 소개될 그의 작품은 그 같은 생각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작업은 지난해 설치미술제를 마친 뒤 곧바로 시작했다. 올해 미술제에 작품을 내놓기까지 꼬박 1년동안 작품을 기획하고 시안을 짠 뒤 온갖 작업을 실행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붉은 바위의 꿈’은 가늘고 길쭉한 철제 조각을 일일이 용접해 바윗덩어리 모양으로 완성한 것이다. 큰 바윗덩어리는 철제 기둥에 올려져 5m 이상 높이로 부양한다. 그 보다 작은 바윗덩어리는 그 아래 놓여진다. 큰 바위는 구름이 되고 싶은 바위의 꿈을 표현한다. 불가능한 일을 이뤄내는 인간의 상상력, 또 다른 삶을 살고자하는 인간의 욕망 등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이 작가는 ‘구름이 되고 싶은 바위’에 대해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지만 그 것이 실제로 이뤄질 지 여부는 우리 선조들이 오늘날과 같은 첨단과학을 예견하지 못했던 것처럼 섣불리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넓게는 한계와 싸우는 인간, 좁게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미하는 작가정신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바위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매일 오후 1시 전후, 작품 아래쪽 작은 바윗덩어리에 앉은 뒤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큰 바윗덩어리를 올려다보자. 어렵지 않게 의문이 풀린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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