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아침밥 먹어주면 안되겠니?

 

“아들~, 제발 아침밥 좀 든든히 먹고 가면 안 되겠니?”

“엄마~, 제발 전 아침밥 먹는 것보다 10분 더 자는 게 좋아요.”

아침마다 전쟁이 따로 없다. 솔직히 다른 집 아이들보다 영양교육이 잘 되어있는 편이어서 어릴 때부터 아침밥 먹기를 비롯해 내가 해주는 음식은 대부분 잘 먹는 편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고3이 된 이후로 아침밥을 잘 먹지 않게 되었다. 아들 말로는 배고픈 것보다 부족한 잠을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엄마들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아침밥을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밤새 잠자는 동안 써버린 열량을 보충해 줄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장시간의 금식(fast)을 깨뜨리는 것(break)이 아침식사(breakfast)라고 한다. 아침식사를 잘 해야 피로감도 없어지고 잠을 완전히 깰 수가 있다. 아침밥을 거르면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 섭취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고른 영양섭취를 위해서는 꼭 먹어야 한다.

아침식사는 밤사이 비워둔 위에
하루를 여는 영양소 공급하는 일
집중력 필요한 학생에겐 특히 중요
더운 날 체력·면역력 잘 유지하려면
탄수화물·단백질·비타민 고루 갖춘
기름기 적고 너무 차지 않은 식단을

특히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필요한데다 학습량이 많은 청소년들은 탄수화물이 포함된 아침밥을 꼭 먹어주어야 한다. 이 사실은 대한민국 엄마들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침마다 식탁에서 전쟁을 치르는 것이 아닐까. 얼마 전 질병관리본부에서 아침밥을 매일 먹는 학생들이 수능점수가 높다는 연구발표를 했다는 것을 뉴스에서 본적이 있다.

또 아들은 변비 때문에 힘들다고 가끔 호소를 한다. 규칙적인 식사가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 특히 아침밥은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는 것에 대해 일장연설을 한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불필요한 군것질을 하게 되고, 다음 끼니인 점심과 저녁 식사에 과식을 하게 되어 표준체중 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 결국 아침밥을 먹지 않게 되면 결식, 과식, 야식의 악순환이 계속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침밥을 잘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잠을 충분히 자고 나면 식욕이 증가된다. 일어난 후에는 가벼운 활동으로 장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좋다. 또 전날 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날 잠자기 직전 늦게 먹은 음식들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장과 위에 남아있어 식욕을 떨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잘 먹지 않는 아들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고3이므로 늦게 잔다. 운동도 하지 않는다. 스트레칭이라도 권하면 시늉만 할 뿐이다. 그리고 늦게 귀가한 안쓰러운 아들을 위해 가끔 기름진 야식으로 엄마의 본분(?)을 다했던 것이다.

아침밥을 어떻게 먹어야 하고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게 된다. 요즘 우리집은 밥으로 하는 식사, 죽으로 하는 식사, 빵(샌드위치)으로 하는 식사 등 다양하게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직장이 있는 엄마로서 여간 힘들지 않다. 아이들은 엄마가 원하는 양만큼 아침식사를 먹어주지 않는다. 그럴 땐 열심히 준비한 마음도 몰라주는 아이들이 밉다.

▲ 성현숙 도산노인복지관 영양사

하지만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있어 행여 체력이나 면역력이라도 떨어지지는 않을까하는 마음에 미운 생각은 접어두고 학교에 가서라도 먹을 수 있게 도시락으로 준비해준다. 영양적 구성은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이 풍부하되 지방이 적은 음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너무 기름지거나 딱딱하고 차가운 음식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음식으로는 쌀밥, 시리얼, 죽, 부드러운 빵 등이 좋다. 단백질은 육류, 생선, 두부, 우유, 달걀 등이 좋은데 요리를 할 때 튀기거나 볶기보다 찌거나 삶은 쪽이 좋다. 비타민 공급을 위해서는 두 가지 이상 채소와 과일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릇 아침식사가 청소년들에게만 중요한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성인들도 아침식사를 먹지 못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면 배고픔에 일의 능률이 떨어져 달달한 것으로 배고픔만 달래고 점심을 허겁지겁 먹을 때도 있다. 이럴 땐 아침식사를 비롯해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하는 식사의 중요성을 느낀다.

성현숙 도산노인복지관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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