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수천 작가

▲ 8일 태화강대공원에서 전수천 작가가 ‘이야기하는 미술’을 주제로 한 설치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태화강이 ‘예술의 성지’가 되면 좋겠습니다.”

올해로 10돌을 맞는 2016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16)에는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려온 설치미술 대가 전수천 작가가 참여한다.

작품은 ‘이야기하는 미술’이다. 설치미술이라고 하지만 그의 작업은 태화강대공원 안에 또 하나의 작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누에고치, 땅콩, 이글루 등을 연상시키는 작품은 그저 바라만 보는 작품이 아니라 관람객 누구나 그 속에 들어가 얘기하고 놀면서 창작행위까지 하도록 분위기를 유도한다.

“설치미술 개념을 헷갈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현장에서 작품을 만드는 것, 만들어진 작품을 현장에 갖다놓는 것, 이 모든 것이 다 ‘설치’입니다. 중요한 건 그 속에 어떠한 작가적 메시지가 있는지, 그것을 관람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가 중요하겠죠. 제 의도는 태화강과 설치미술을 통해 시민들이 좀 더 자연스럽게 미술을 공유하고 가치를 인식하도록 돕자는 겁니다.”

전 작가는 태화강대공원에 대한 감상도 털어놨다. 산, 강, 빌딩, 잔디밭, 꽃, 숲이 도심 속 한 공간에 모여있는 것이 특이하다고 했다. 다만 너무나 산만해 자칫 작품 감상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작품 수를 줄이되 아우라가 큰 작품만을 드문드문 배치하는 겁니다. 어차피 태화강대공원은 걷기 위한 공간이죠. 걷는다는 것은 생각을 한다는 것, 달리 말해 철학을 하는 공간입니다. 한참 걷다가 간혹 마주치는 작품을 감상하도록 동선을 고려해야겠지요.”

전수천 작가는 도쿄 무사시노 미술대학과 와코대학 예술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대표, 상파울루 비엔날레 아시아 대표, 2000년 시간속의 현실, 랑도프스키 미술관(파리) 등 1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특별상(1995)과 최우수 예술인상(1997)을 받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로 활동 중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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