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욱 사회문화팀 차장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 논의가 시작된 지 6년이다. 여전히 별다른 진척이 없다. 답답해진 농업인·소비자단체들이 행동에 나섰다. 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법인이 부당하게 하역비를 징수하고 있다며 감사도 요청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10년 9월이다. 시설 현대화와 주차장·진입도로 확보 등을 위해 이전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유통산업 부진으로 생활물가가 높은 울산으로서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 현대화와 유통과정 개선이 절실하다. 현재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은 광역시인 울산의 격(格)에 맞지 않고 규모도 협소하다.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공급과 농어업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현대화는 더이상 미룰 수가 없다.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은 타 광역시에 비해 부지는 4분의 1, 도매법인당 중도매인 수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농업인단체는 그 때문에 수요의 70%를 외지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어 지역 고용창출을 저해하고 세수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울산의 연간 농수산물도매 물동량이 최소 6000억원을 넘는데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처리되는 것은 1600억원에 불과, 경매시스템이 수요에 미치지 못해 농민들의 출하 선택권도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출하수수료가 전국 최고 수준인데다 하역비까지 부담, 출하자인 농민들이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울산시의 적극적 태도가 요구된다. 현대화사업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비 지원을 위해서는 도매법인 및 상인들간 의견 조율이 우선이라고 하지만 그냥 지켜보고만 있어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생산자와 도매법인 간 규격출하품 등에 대한 이견이 있음에도 당사자간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울산시는 도매시장 업무규정이 2002년 11월 시행된 이후 2003년 한 차례 재논의에 들어간 이후 도매시장법인과 생산자간 이견 등으로 진척이 없자 현재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를 위해 2012년 용역을 진행해 남구 야음근린공원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일부 도매법인들이 현 위치에서 재건축을 해야 한다며 이전을 거부했다. 그 때문에 국비지원 대상에서도 탈락했다. 울산시는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일반시민, 소비자들을 위한 시설이다. 도매법인 등 상인들의 시설이 아니다. 울산시가 시민이나 소비자, 생산자인 농민이 아닌 시장 상인들 때문에 현대화사업에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성년 울산광역시에 걸맞는 농수산물 유통구조가 절실하다.

신형욱 사회문화팀 차장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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