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베드라비치 AP=연합뉴스) 「자고 나니 유명해져 있었다.」 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데뷔 첫승을 거머쥔 크레이그 퍼크스(35.뉴질랜드)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프로 골퍼로 데뷔한 이후 10년 가까운 무명 설움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으로 단번에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93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3부 투어격인 후터스 투어에서 1차례 우승한 것이 전부였고, 이때 받은 우승 상금이 단돈 1만1천달러.

 이후 4년 동안 2부 투어(바이닷컴 투어)에서 우승 없이 연평균 3만1천달러씩 모두 12만4천여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친 그는 그러나 PGA 투어에 입문한 지 2년만에단 나흘 간의 노력으로 108만달러를 쓸어담으며 부와 명예를 한손에 거머쥐었다.

 또 앞으로 5년간 모든 PGA 투어 대회의 예선을 면제받은 동시에 브리티시오픈과마스터스 출전권을 각각 4년과 3년씩 보장받았고 올시즌 US오픈과 PGA챔피언십에도나갈 수 있게 됐다.

 학창 시절 뉴질랜드 탁구 챔피언을 2차례나 차지했던 그는 엉덩이가 불구인 아버지가 골프치는 것을 옆에서 돕던 효자였으며, 이 때문에 골프에 매력을 느껴 부푼꿈을 안고 18세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대를 졸업한 뒤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지 못해 매주 하루도 쉬지 못하고 레슨 프로로 생계를 이을 수 밖에 없었던 게 그의 현실이었다.

 이처럼 혹독한 무명 시절을 겪어야 했지만 퍼크스는 당시 배고팠던 경험이 지금의 성공을 이끌어냈으며 이 순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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