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현대미술 흐름 보여줘...전시기획자·작가 문의 잇따라

VR프로그램 첫 시도 큰 호응...새로운 10년 기약하는 전환점

▲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열린 태화강대공원을 찾은 아이들이 모니터를 통해 가상현실(VR) 서비스를 통해 설치작품과 설명을 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2016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16)가 열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지난 10~19일 울산 중구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린 TEAF 2016은 1997년 처음으로 치른 이후 열 돌을 맞는 행사였다.

올해는 울산지역 최고·최대의 국제미술행사로서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향후 새로운 10년을 기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시작됐다.

TEAF 2016을 마무리한 결과 그 같은 기대감이 상당부분 충족됐다는 평가다.

TEAF 2016 운영위원회는 올해 미술제에 대해 대외적인 인지도를 한 단계 격상시킨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운영위는 국내외에 걸쳐 총 29명의 설치미술 작가들이 참여했고, 그 중 30%(9명)에 이르는 외국인 작가들이 전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감 없이 보여줘 미술 애호가와 시민 등 수만 명의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또 작가주의에 천착한 전시행태를 벗어나 대부분의 전시작품을 대형작품으로 구성, 보는 이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안겨주고자 노력한 점이 주효했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홍순환 TEAF 2016 예술감독은 “올해 출품된 작품에 대해 관람객들의 문의가 적지 않았지만 동종 미술계에 종사하는 전시기획자와 또 다른 작가들로부터도 문의가 이어졌다”며 “TEAF 2016은 19일 공식 폐막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전시안내를 유지해 해외미술기관으로부터 끊임없이 밀려드는 작가섭외 문의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미술제는 설치작품을 관람 및 체험하는 본행사 이외에도 가상현실(VR) 체험프로그램을 처음 시도해 행사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원거리 관람객에게도 작품과 행사장 분위기를 마치 실제와 같이 보여줘 큰 호응을 얻었다.

가상현실(VR) 체험프로그램은 미술제가 열리는 행사장에서도 체험이 가능하도록 해 어린이 관람객으로부터도 인기를 모았다. 또 블루마블 게임 형식의 부대행사 ‘시민과 함께하는 공공디자인’은 가족단위 관람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시민들에게 미술과 디자인 개념의 공간연출이 도시 품격을 얼마나 드높일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알려줬다.

무엇보다 사전행사 일환으로 마련한 10돌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통해 울산과 태화강, 도시와 자연을 매개로 한 문화예술 담론을 이끌어냈고 미술제의 미래방향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전문가 토론이 이뤄졌다.

다만 지역 미술인과 문화예술 종사자 등 일부 관람객들은 “설치미술제 본연의 행사에 치중해 독자노선으로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울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위상의 설치미술제로 격상시키기 위해서는 ‘태화강대공원 봄꽃대향연’이나 ‘처용문화제 월드뮤직페스티벌’과 같이 시너지를 높이는 축제기간을 활용해 미술제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충환(평론가) TEAF 2016 운영위원장은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작가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려야 하며, 매해 한두 작품 정도는 그대로 존치시켜 태화강대공원이 자연과 예술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문화공간이 되도록 가능성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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