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에 사활 건 울산 현대...파격적 이벤트에 관중 몰려
정작 경기는 수비축구 실망

▲ 울산현대 윤정환 감독. 연합뉴스

‘B1A4, 여자친구, 에이핑크…’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가 올 시즌 홈 경기에 부른 아이돌 그룹이다.

울산은 올 시즌 8차례의 홈 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경기에 정상급 아이돌 그룹을 불렀다.

울산은 올해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3월20일 홈 개막전에서도 승리가 아닌 관중 수에 공약을 걸었다.

당시 울산 윤정환 감독은 홈 경기 2만 관중 돌파 시 머리카락을 파란색으로 염색하겠다고 공약했다.

울산의 파격적인 이벤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4월3일 전남전이 끝난 후엔 전문 DJ의 진행으로 EDM 공연을 펼쳤고, 선수들은 8일 일일 주유원으로 변신해 시민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울산의 적극적인 마케팅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울산은 홈 8경기에서 8만2534명을 모아 경기당 평균 관중 1만 317명을 기록하고 있다.

FC서울, 전북 현대, 수원 삼성에 이어 4위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변화의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울산은 홈 19경기에서 평균 6279명을 모았고 2014년엔 7032명, 2013년엔 8834명을 기록했다.

만약 올 시즌 울산이 평균 1만 명 이상 관중을 모으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실 관중 집계 시스템을 도입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 1만 관중을 기록하게 된다.

다만 울산의 관중 기록이 유지되기 위해선 더 재미있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울산은 올 시즌 수비축구로 승점 쌓기에 몰입하고 있다.

지난 11일 상주 상무와 경기에선 전반 14분 하성민이 득점한 뒤 수비라인을 끌어당기는 ‘지키기 축구’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당시 울산은 슈팅 5개, 유효슈팅 2개, 점유율 37%에 불과했다. 상주는 슈팅 17개, 유효슈팅 10개를 기록했다. 19일 수원FC 전에서도 비슷했다. 전반 3분 김태환이 골을 넣은 뒤 수비 위주로 플레이를 펼쳤다.

수원FC는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약체팀인 데다 블라단, 레이어 등 주요 수비수들이 빠져있었다.

울산은 1대0으로 승리하며 리그 4위로 뛰어올랐지만, 팬들의 표정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울산 홈페이지 게시판엔 경기 스타일의 변화를 촉구하는 팬들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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