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책으로 힐링하기

▲ 밥벌이의 지겨움

‘책을 들면 마음이 저절로 즐겁고/
책속에서 기쁨이 샘솟아 흐르네/
아는 것이 힘이다 예나 지금이나/
독서로써 갈고닦은 생활의 지혜/
좋은 책 등불 삼아 앞길 밝히며…’

까까머리를 했던 고등학교 때 자주 불렀던 노래다.
책을 벗삼아 지내려는 마음에 독서 관련 동아리도 가입했다.
예나 지금이나 아는 것이 힘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책’은 분명 성공조건이자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책을 통하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찬찬히 한 걸음씩 내딛는 지혜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책방이나 도서관을 찾기도 하고 마음속의 서재를 만들기도 한다.
모든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고난과 역경도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

피곤하니까 책을 읽기도 하지만, 반대로 책을 읽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독서는 중독되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인생의 대역전을 노리며 대박을 꿈꾸고 있는 사람도 인생 성공을 설계해야 한다.
책을 가지고 다니느냐 마느냐, 책을 읽느냐 마느냐는 인생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다.

독서활동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갖춰야 할 사람의 도리를 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즐거운 독서활동은 힐링의 지름길이다.

시·음악·토크 한데 어우러진 ‘책 잔치’
독자들과 저자와의 만남
가수 등 초청해 작은 공연
북 토크 형식 인기몰이
커피숍 독서토론도 활발

<30대 변화를 먹고 살아라>를 쓴 작가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책과 술은 매우 비슷하다고 설파한다.

“매일 술 마시는 사람에게도 술 마신다는 의식이 없듯이, 매일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책을 읽는다는 의식이 없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 책은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는 것과 똑같은 감각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술을 즐기듯이 책을 즐길 수 있는가?”

▲ 울산 남구 야음동의 한 커피숍에서 세라나비(세컨드 라이프) 회원들이 한 달에 두 번 독서토론을 벌인다.

즐거운 독서활동을 힐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책을 읽을 때는 문장만 읽지 말고, 의미들을 읽어내야 한다는 점도 일반화 된 명제다.

그러나 책이 재미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책을 펼쳐 읽지 않으면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릴수도 있다. 책이 재미없는 게 아니라 읽는 사람이 재미없게 접한다면 책을 펼쳐도 신바람이 나지 않을 것은 뻔하다.

▲ 최근 저자 초청 특강이 열린 서울 강남의 한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이 행사 직후 인증 촬영을 하고 있다.

밤을 새워 읽어도 읽지 못한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면 방법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즐거운 독서활동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선보이고 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것이 ‘저자와의 만남’이다. ‘저자와의 만남’이라고 해서 꼭 저자만 나오지는 않는다. 시인과 가수를 초청해 시와 음악, 토크 등이 한데 어우러진다.

국립중앙도서관이 ‘문화주간’을 맞아 오는 30일 마련하는 ‘2016년 제2회 저자와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시인과 가수를 초청하고 저자의 시를 주제로 시와 음악, 토크쇼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자리에서 작품을 집필하게 된 과정과 저술에 관련된 에피소드 등을 들려준다.

▲ 울산의 한 시낭송가가 지난 20일 오후 7시 교보문고 울산점에서 힐링 북 토크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마련했다. 오프닝 공연에 이어 비문학, 소설, 동화, 시집 등 4권의 책을 놓고 참석자들이 내용을 소개하고 토크쇼와 소감 나누기, 선물 추첨과 기념 촬영까지 이뤄져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러한 저자와의 만남 주인공은 너나 따로 없다. 국내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 최상위 도서의 저자들이 섭외대상의 앞줄에 있지만 그 대상은 대부분 독자들이다.

만나고 싶은 저자 선정은 대체로 모임 구성원들이 설문조사 또는 회의를 통해 정하게 된다. 인생의 교훈과 지식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가 있어서 이 과정도 즐거움의 연속이다.

북 토크(Book Talk)라는 형식의 독서활동도 인기몰이를 한다.

지난 20일 오후 7시 교보문고 울산점에서는 지역의 시낭송가가 마련한 힐링 북 토크가 열렸다. 오프닝 공연에 이어 비문학, 소설, 동화, 시집 등 4권의 책을 놓고 참석자들이 내용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토크쇼와 소감 나누기에 이어 선물 추첨과 기념 촬영까지 독서활동이 미니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도서전도 규모 차이는 있지만 저자와 독자가 어우러지는 ‘책 잔치’다.

도서전이 열리면 각 출판사 부스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전시 서적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초등학생들은 과제물을 해결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작가 이름 쓰기, 전시된 책 종류 살펴보기 등 과제가 적힌 종이를 들고 다니며 전시장 곳곳을 살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책과 함께 노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끼게 해 독서 습관을 기르게 하는 셈이다. 성인 독자들은 좋아하는 출판사를 찾아 저자로부터 사인을 받기도 한다. 전시회 동안 유명 작가들의 사인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활동이 힐링이 되려면 재미를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하듯 일부만 기억하기보다는 전체 스토리를 기억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울산 남구 야음동의 한 커피숍에는 한 달에 두 번 독서토론이 열리고 있다. 세라나비(세컨드 라이프) 독서토론에는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직종의 사람들이 모인다. 넓고 얕은 독서로 가랑비에 옷 젖듯 하는 독서 입문모임이다. ‘나비’는 ‘나로부터 비롯되는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의 줄인 말이다. 알에서 시작해 애벌레, 번데기, 나비가 되는 변화의 상징이자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40대 이후의 독서소모임은 2년 전 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20여명으로 커졌다.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논어>의 술이편(述而篇)에 나오는 말이다. 세 사람이 함께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한다. 하물며 책을 읽고 만나는데 어찌 배울 게 없을까.

학생들의 공부 방법에서 탈피하는 것이 알차고 유익하고 소통되는 독서모임의 기초라고 할 수가 있다. 또래끼리 만나 가장 적극적이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의논해보는 것도 좋다. 독서토론은 책을 통해 얻은 즐거움과 상식을 함께 나누기 위해 같은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힐링법이다. 온 가족이 함께 만물박사가 된 것처럼 퀴즈대회를 여는 것도 책을 즐겁게 접하도록 도와준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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