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사상 첫 월드컵 본선진출 꿈을 실현한 중국 축구가 잇단 훌리건들의 난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의 일부 극성팬들의 이같은 난동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경우 중국이 월드컵조별리그 3게임을 치르게 될 한국으로의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 프로축구 1부리그(갑A)의 샨시(陝西) 구오리팀의 서포터들 수백명은 지난 24일 홈에서 열린 칭다오(靑島) 하이니우와의 경기에서 사상 최악의 난동을 부렸다.

 종료 3분전 심판이 상대팀에 페널티킥을 주었다는 이유로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이들은 라이터와 신문지를 이용, 경기장 의자를 불태우고 출동한 경찰 차량에 불을지르고 3대의 버스를 탈취해 시위를 벌였다.

 또 돌과 물병 등을 심판과 상대 선수들에게 마구 내던져 상대 선수가 날라온 돌에 머리를 맞아 5cm를 꿰메는가하면 심지어 한 10대 팬은 운동장으로 난입해 심판의뒤통수를 주먹으로 가격하기까지 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중국축구 역사상 이번과 같은 난동은 처음』이라면서 즉각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칭다오의 한국인 이장수 감독도 사고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팬들의 난동이 중국축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고 하마터면 선수 한 명이 목숨을 잃을 뻔 했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협회측에 관련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문제는 이같은 일이 이번 뿐만이 아니라 폭력성을 점점 더해가고 있는 데 있다.

 시안팬들은 지난 2000년 7월에도 시합에서 1-1로 비기자 1만여명이 심판과 경찰을 공격하고 경찰 차량을 파손하기도 했다.

 협회측은 첫 월드컵 본선 진출로 축구에 대한 열기가 높아가는 한편으로 일부극성팬들에 의한 폭력 사태가 유럽의 훌리건처럼 고질병으로 굳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 사건은 이미 협회의 관할 범위를 넘어 국가 체육의 문제로비화됐다』면서 『국가 체육총국의 결정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막중한 벌금을 부과하거나 사고가 발생한 시안(西安)에서 축구 경기를금지하거나 샨시 구오리팀의 주경기장을 다른 도시 경기장으로 옮기는 등의 방안을구상 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뿐만 아니라 입장권을 팔지 않고 문을 닫은 채 경기를 벌이는 방법도 고려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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