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뒤 조선경기 회복 전망
조선해양기자재산업 집중육성을

▲ 김정렬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세계 조선해양산업의 침체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첫째는 중국 특수에 이은 성장동력이 없어 그 동안 건조해 놓은 선복량 과잉으로 인해 선박 발주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6월에 조사된 클락슨리서치의 보고서를 보면 올해 1~5월의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87% 감소하는 등 계속적인 하락 현상을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국제유가가 하락, 시추선 등 해양플랜트 산업이 침체를 맞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조선해양산업의 위기는 10년 전과 같은 슈퍼 사이클은 아니지만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 100년간 조선산업은 세계 경기와 선박 동향에서 나타났듯이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을 주기로 호황기와 불황기의 등락을 거듭해 오고 있다. 이를 볼 때 향후 2~3년 뒤에는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이에 따른 세계 무역 물동량 역시 증가, 조선업계의 경기 회복은 확실하다고 판단된다.

조선해양산업은 수출과 대량고용을 유지하는 국가 주력산업이다. 수출액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박수출은 1986년 이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4~12%를 차지하며 5대 수출상품으로 자리를 유지해 왔으며, 특히 2008, 2009, 2011년에는 국내 수출액 1위를 기록했다. 이는 1960년대 중반 정부의 중화학공업 발전 계획 수립 이후 1974년 6월 울산에 현대조선(現 현대중공업)의 건설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조선해양산업과 함께 성장해 온 조선해양기자재산업은 선박을 구성함에 있어서 선가기준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이다. 흔히 선박은 종합조립산업으로 약 70여가지 산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산출물이며, 선박 1척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잘 인식하지 못하는 수 만 가지의 부품이 결합돼 운용된다. 선박의 제조 및 운용에 쓰이는 모든 부품의 조합들을 조선해양기자재라고 할 수 있으며, 조선해양기자재산업은 조선해양산업과 상생관계로 전후방산업에서 뒷받침이 되는 필수적인 산업이다.

국내 조선해양기자재산업의 발전은 조선해양산업의 발전과정과 그 맥을 함께 해 왔으며, 기자재의 성능과 품질이 선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향후 지속적인 조선해양산업의 주도권을 위해서는 조선기자재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 기자재분야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투자와 기술개발 그리고 신뢰성 인증을 통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된다고 본다.

선박 및 해양플랜트의 전체 설비 가격의 40~60%를 차지하는 기자재의 국산화율은 일부 통계마다 조금은 차이가 있지만 선박은 약 85%이상이며 해양플랜트는 약 25% 정도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국내 해양플랜트의 경우 건조분야만 경쟁력을 가지며 노른자위는 해외 기자재업체가 가져가는 셈이다. 조선해양기자재 국산화를 위해서는 기자재 기술축척과 강화되는 국제규제에 대응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즉 투자 대비 경제성이 높고 경쟁력있는 품목의 국산화를 위해 집중 투자하고, 조선해양기자재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핵심부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끊임없이 수행하고, 선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선진국에 의해 이미 사업화된 기술이라도 개량화를 통한 고도화 작업으로 틈새 기술을 적극 개발해 특허를 선점하고, 더불어 선진국의 전문가 그룹을 활용해 미래 기술을 예측함으로써 향후 수요증가 가능 품목을 발굴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조선해양산업이 위기인 이 시점에서 산업의 근간인 조선해양기자재산업의 육성을 통해 국내 산업생태계를 강화하고, 연구 및 기술개발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될 것이다.

김정렬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