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태권도 국가대표선발 예선전에서 불거진 부정선수파문은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대한태권도협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전임 회장 사퇴의 도화선이 된 지난해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의 판정시비 사태를겪고 나서도 협회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태권도인들은 입을 모은다.

 기본 행정 업무조차 하지 못하는 태권도협회가 내홍끝에 힘겹게 새로운 회장을뽑고도 한국 태권도의 위상 재정립을 주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하는 것.

 협회는 자신들이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출전 자격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더구나 국내 선수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고 크고 작은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좀 더 세밀하고 엄격한 확인 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협회는 대회가 끝난지 3일이나 지난 뒤 태권도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부정 선수 의혹이 제기되고 나서야 무자격 선수가 3명이나 있었음을 뒤늦게 밝혀냈다.

 또 최근 2년간 이렇다할 입상 경력이 없었던 무자격 선수가 우승해 판정 시비의혹까지 키운 꼴이 됐다.

 무자격 선수 뿐만 아니라 신청서가 누락돼 참가팀 지도자들의 양해를 얻고 나서야 뒤늦게 대회에 참가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한 태권도 지도자는 『이전에 열린 다른 대회에서도 이같는 부정 선수가 없었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느냐』며 불신을 드러냈다.

 협회도 자신들의 행정 착오를 인정하지만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10명도 되지 않는 직원들이 뒤늦은 새 회장 선출로 업무가 밀린 상태에서 700명에 가까웠던 대표선발전 참가 선수들의 신청서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앞서 열린 종별선수권과 이번 대표 선발전 참가 신청서를 함께 접수받아 확인해야 할 신청서 양이 1천장을 훨씬 넘었다는게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대표선발전 대진표 작성 전날 밤 늦게까지 확인 작업을 해도 신청서의 반 밖에 하지 못했다』고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그러나 참가 선수 자격 확인이라는 기본적인 행정 업무를 소홀히 한데 대해서는변명의 여지가 없다는게 대다수 태권도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편 태권도인들은 이번에 드러난 부정선수 3명 모두가 소속된 대학에 대해서도고의성이 있다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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