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끝) 로코코 음악 : 쿠프랭의 클라브생 작품 ‘회복’

▲ 프랑수아 쿠프랭(Francois Couperin).

로코코양식은 바로크양식에 이어 18세기 초 프랑스에서 발생한 예술양식으로서 바로크양식의 무거운 주제와 어두운 색들과는 대조되는 화려함, 우아함, 세련됨, 가벼움을 그 특징으로 하며, 영웅적인 투쟁이나 종교적인 인물들보다는 궁정생활과 귀족들의 삶, 그리고 가벼운 연애를 주로 표현하였다. 이 양식은 루이14세의 베르사유궁전에서 화려하게 꽃피운 귀족계급의 예술양식이었다.

‘로코코’라는 단어는 정원의 인공동굴 내벽이나 분수의 수반에 입혔던 돌과 산호 및 조개 등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된 단어인 불어 ‘로카유’(rocaille)와 바로크양식을 의미하는 이태리어 ‘바로꼬’(barocco)의 합성으로 만들어졌다. 로코코양식은 조개모양의 곡선을 선호하였고 장식적인 미술들에 초점을 두어 사용되었으며, 좌우대칭의 전통이 깨지고 비대칭적인 자유로운 디자인의 등장과 화려한 구도와 감성적인 표현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로코코회화는 프랑스화가 와토의 작품 ‘키테라 섬의 순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그 당시 베르사유궁전의 풍속을 비롯하여 주로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펼쳐지고 있던, 밝고 우아하면서 동시에 관능적인 작풍을 전개하여 로코코회화 특유의 테마와 정서를 확립하였다. 그리고 일상생활과 환상을 융합시켜 우아한 향락을 보여주지만 다른 한 편으로 허무와 쓸쓸함도 보여주고 있다.

로코코음악은 18세기 중엽, 바로크 후기에서 고전파 초기에 걸친 프랑스 음악 내지 프랑스 양식의 영향을 보이는 ‘갤런트 스타일’의 음악을 말한다.

프랑스 로코코의 음악가들로는 클라브생 음악가들 즉 쿠프랭, 라모, 다캥, 당드리외 등과 르클레르, 고세크와 같은 기악 작곡가, 몽시니, 필리도르 등의 오페라 코미크 작곡가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프랑스와 달리 서민적 감각이 특징인데,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페르골레지, 사키니 등이 있다. 또한 독일 음악가인 마테존, 스페론테스, 슐츠, 첼터, 텔레만, 하세 등이 있다.

로코코 음악은 중후함 보다는 경쾌하고 가벼우며, 화성적으로도 쉬운 양식을 보이고, 단순한 형식을 가지는데, 이러한 특징은 특히 소곡 형식을 취하는 클라브생 곡에 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거기에 세속적이고 사교적인 성격과 그것을 특징짓는 우아함은 오페라에도 명백히 보이고, 화려한 무대장치와 우아한 발레가 화려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의 전형적인 로코코 음악의 악기로는 클라브생과 류트가 효과적으로 쓰였다. 이 악기들의 공통점은 줄을 손으로 뜯어서 소리를 낸다는 것인데, 소리를 한 번 내면 끊기기 때문에 그 음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연결 고리들을 장식음으로 만들어 넣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로코코적 정서에 두 악기의 장식적 요소가 잘 맞게 되었다. 이 시기에 클라브생 음악을 가장 많이 작곡한 사람 중의 하나가 쿠프랭이다. 그가 작곡한 클라브생 음악의 대부분은 귀족을 위한 궁중 춤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류트의 작곡가로는 고티에가 유명했다. 고티에는 류트의 줄을 한꺼번에 긁어내려서 극적으로 화음이 넘치게 표현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불협화음 겹침선을 즐기는 등 즉흥적이고 다채로운 꾸밈음을 사용하였다.

로코코풍의 예술은 귀족들의 권태로움을 달래는 장식적인 기능을 했으나 프랑스 혁명 이후, 일반 대중의 자연스러움을 대변하는 쪽으로 전이되어 발전하게 된다.
 

▲ 김정호 울산예술고 교감 울산음악협회 회장

이것으로 ‘어려운 클래식, 친절한 감상법’을 마무리합니다.

처음엔 6개월 동안 원고부탁을 받고 현대음악의 사조 중심으로 소개하였는데, 연장 의뢰를 받고 원시음악부터 고대, 중세, 르네상스 음악을 거쳐 바로크 시대까지의 음악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1년엔 경상시론의 필진으로 참여하여 울산의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었는데, 2015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어려운 클래식, 친절한 감상법’을 다루면서 제 자신이 음악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귀중한 지면을 할애하여 주신 경상일보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즐겁게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추천음반
­쿠프랭(Francois Couperin)의 클라브생 작품 제26번 올림바단조 ‘회복’
­클라브생 연주: 올리비에 보몽(Olivier Baumont)

김정호 울산예술고 교감 울산음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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