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성보박물관 불화반 작품전

30일 개막…7월 24일까지 전시

▲ 조해종 지도교수의 ‘천수천안도’.
불화(佛畵)는 불교의 예배 대상을 표현하는 성스러운 그림이다. 때문에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절차와 법식에 따라 만들어진다. 경전과 여러 의궤집에 나오는 법식에 따르면 불화는 좋은 날을 미리 정해 그려진다. 그려지는 장소도 사방 백 걸음 내의 모든 더러운 물과 벌레를 없애고 청결하게 하며 바닥에는 매일 향수를 뿌린다. 그리고 불화를 그리는 사람은 매일 목욕과 함께 항상 깨끗한 새 옷을 입고 일주일 간 밤낮으로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송주는 여러 가지 향료를 가지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며 다라니주문을 염송한다. 뿐만 아니라 불화의 바탕이 되는 천을 제작할 때에도 꽃을 뿌리며 대집회경을 읽고, 부정을 멀리하는 등 엄격한 법식을 거쳐야만 비로소 불화가 완성된다고 한다.

이같이 어려운 준비과정을 끝낸 뒤 비로소 작업에 들어가는 수십여 장의 불화가 오는 30일부터 통도사 성보박물관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7월24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는 통도사 성보박물관이 운영하는 불화반 회원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정기전시행사의 일환이다. 통도사 불화반은 1994년 통도사 성보박물관의 개관과 함께 시작돼 지금까지 200여명을 배출했다. 정기전은 격년제로 치러져 왔고, 올해 행사는 11회째를 맞는다.

이번 전시에는 문다현씨 외 30여 명이 그린 후불탱화와 설법도, 여래상, 보살상, 반자 등의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올해 전시가 예년과 다른 점은 30점의 연단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는 것이다. 연단은 전통 기와집 서까래 끝부분(원모양)에 그려지는 장식으로 연꽃그림이 주류를 이룬다. 전시장에는 회원들이 자유롭게 시도한 다양한 창작연단문양이 대거 선보인다.

특히 전시장에는 초대작가인 정연호씨의 ‘영산회상도’와 정병국씨의 ‘관음보살도’, 이승규씨의 ‘후불탱’ 등도 함께 선보인다. 현존 우리나라 최고의 불화 거장들이 완성한 불교미술의 경지를 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회원들을 지도해 온 지도교수 조해종(중요무형문화재 불화장 석정스님 이수자)씨는 ‘천수천안도’를 함께 전시한다.

조해종 지도교수는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불교회화 전문 박물관이자 전 세계 박물관을 통틀어 가장 풍부한 불화자료관을 두고 있다”며 “불자는 물론 불교사와 미술에 관심을 둔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통도사 성보박물관 불교미술반은 초급·중급 2개 반(각 6개월 과정)으로 운영되며, 수업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30분~오후 4시 진행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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