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망·교육평등은 뒤처져…핀란드 1위, 일본 14위, 미국 19위

삶의 질을 기준으로 나라별 순위를 매겼을 때 한국이 세계 133개국 가운데 26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글로벌 컨설팅사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단체인 사회발전조사기구(Social Progress Imperative)의 올해 사회발전지수(SPI·Social Progress Index) 조사에서 한국은 80.92점(100점 만점)으로 133개국 중 26위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의 29위(77.70점)보다 3계단 오른 수준이다.

항목별로 보면 전기 공급, 영양 상태, 위생 시설 접근성, 폭력 범죄, 정치 테러 등에서는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높은 자살률(124위),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111위), 사회 안전망(89위), 교육 참여 기회 불평등성(80위), 농촌 수돗물 공급(74위), 온실가스 배출(70위), 이민자에 대한 관용성(68위) 등 항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렸다.

이밖에 대기 오염 사망률(58위), 동성애자에 관한 관용성(50위), 결사의 자유(47위), 언론 자유(45위), 교통사고(47위), 적정 가격의 주택(31위) 등 항목도 전체 순위보다는 낮게 조사됐다.

세계 순위를 보면 핀란드, 캐나다, 덴마크, 오스트레일리아, 스위스가 1∼5위를 차지했다.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14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한국(26위), 말레이시아(50위), 태국(61위), 필리핀(68위), 인도네시아(82위), 중국(82위), 인도(98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SPI 조사에서는 1인당 GDP 규모와 삶의 질 간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사례도 다수 나왔다.

1인당 GDP가 한국의 절반 수준인 코스타리카가 29위인 것을 비롯해 우루과이, 가나, 세네갈 등은 1인당 GDP 순위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인당 GDP가 5만 달러가 넘는 미국은 올해 19위에 머물러 경제력에 비해서 가장 심각한 ‘저성취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사회발전조사기구는 “미국은 GDP 대비 심각한 수준의 저성취 국가 중 유일한 서구 민주주의 국가”라고 지적했다.

사회발전조사기구는 ▲ 기본적 인간욕구(영양·물·위생) ▲ 웰빙 기반(복지·생태·건강·정보통신) ▲ 기회(인권·교육권·자유·관용) 등 3가지 부분에서 여러 항목을 조사해 매해 SPI를 산출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2013년부터 SPI 산출 과정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마이클 그린 사회발전기구 최고 디렉터는 “사회발전지수는 GDP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1인당 GDP 수준이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탁월한 사회발전 결과를 도출한 코스타리카 같은 국가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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