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조선업 위기탈출 힘모아야
전세계 호령하던 조선해양강국

▲ 김영성 울산시 창조경제과장

울산의 역사는 조선해양산업과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영국BBC에서 반구대 암각화(국보제285호)를 근거로 “통나무배를 만들어 세계최초로 선사시대부터 협업을 통해 고래잡이를 한 곳이 한반도”라고 방송했다.

또한 신라시대에는 처용설화에서 보듯이 국제 교역의 관문으로 조선시대 3포 개항지 중의 하나였다.

故정주영 회장 특유의 개척정신으로 미포만 모래사장 사진 한 장과 외국조선소에서 빌린 유조선 설계도 한 장,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유조선 2척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1972년 현대중공업을 울산에 설립함으로써 조선해양산업의 출발을 세계에 알렸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냉대에도 불구하고 선박과 조선소를 동시에 건설하면서 조선입국(造船立國)의 기치하에 전세계를 호령하는 조선해양강국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요즘 조선해양산업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유가급락으로 인한 해양플랜트산업의 급격한 위축,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의 추격, 저가공세로 물량을 수주한 중국, 세계경기침체로 인한 선박발주량의 급감으로 인해 수주 절벽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늘 성공의 길만 걸어 온 것은 아니지 않는가?

故정주영 회장의 인생 여정을 되짚어 보면 성공할 때보다 시련을 겪을 때가 많았다. 성공의 역사라기보다는 시련을 극복한 역사를 만들었다. 그의 대표적인 경영 철학이 ‘시련은 있으나 실패는 없다’이기도 하다.

선박 수주 계약이 불가능 하다는 보고를 받고 내뱉은 한마디 “이봐, 해봤어?”에 도전정신으로 함축되는 아산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있다.

우리는 다시 일어 설 수 있다. ‘Again 1972, 우리는 다시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다시 뭉친다면 충분히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 원천기술 확보 및 기자재 국산화로 기술경쟁력 강화, 시험인증 기반을 조성해 시험평가 비용절감 등 끊임없는 기술개발, 도전정신과 노력으로 꾸준히 우위를 점해야한다.

울산시에서도 그 동안 조선해양산업 발전을 위해 부족했던 R&D기관 유치와 함께 연구인력 및 기능인력 양성, 조선기자재업체의 판로 개척도 지원해나갈 것이다.

친환경 스마트십 건조를 위해 ICT 융복합 Industry 4.0s(조선해양)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조선해양기자재 장수명기술지원센터, 조선해양 도장표면처리센터 등 연구기반 구축과 조선해양 및 육상플랜트 HSE시스템 개발, 국제인증 및 벤더등록 지원에도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도 노사가 화합하지 않는다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창업초기의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조선해양산업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매년 6월28일은 ‘울산 조선해양의 날’이다. 1974년 6월28일 현대조선소 준공일 및 초대형 선박 1, 2호기 명명식을 개최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올해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 위해 기념식을 현대중공업 영빈관에서 개최한다. 울산을 세계에 우뚝서게 한 조선해양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현대중공업(주)와 (주)현대미포조선, 많은 협력사들이 뿌리를 울산에 두고 있다. 울산과 혼(魂)이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산시민 모두가 다시 과거의 영광과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조선해양산업의 중흥에 힘찬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

김영성 울산시 창조경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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