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침체·개업 중개인 수 증가 등 부동산 영업환경 악화

▲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 동구 전하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42)씨는 요즘 부동산중개업이 아닌 다른 자영업으로 전업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조선업 침체까지 겹치면서 일주일에 거래 성사가 한 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주변에 중개업소는 계속 늘어나는 등 영업환경이 갈수록 안 좋아져 계속 해야될 지 고민”이라고 했다.

지난해 연간 수입 3688만원
4년전 3798만원보다도 줄어
매매보다 전월세 거래 높아
전세가도 낮고 건수도 적어

경기침체에다 공인중개사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등 부동산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공인중개사들의 수입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울산은 서울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영산대 부동산연구소(소장 심형석 교수)가 분석·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울경지역 개업 공인중개사(주택전문)들의 연간 수입은 부산 4018만원, 울산 3688만원, 경남 2938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전국평균은 4507만원이었고, 서울은 7334만원으로 울산은 서울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특히 4년전과 비교하면 울산(3798만원→3688만원)과 경남(3250만원→2937만원)은 줄어든 반면 부산(3863만원→4018만원), 서울(3379만원→7334만원)은 늘어 대조를 보였다.

개업 공인중개사의 연간 수입은 공인중개사당 평균 주택매매건수에다 건당 중개보수비용을 곱해 추산했으며, 토지와 상가는 제외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울산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에다 조선업 등 지역경기 위축, 여기에 매년 개업 공인중개사 증가 등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00년 1분기에서 올 1분기까지 서울의 개업공인중개사는 1.4배 증가한 반면 울산은 무려 3.9배 증가해 전국평균 증가율(2.1배)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서울과의 수입격차가 크게 나고 있는 점은 매매거래보다는 전월세 거래가 높은 점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울경 지역의 전월세 거래의 경우 평균 주택전세가격도 낮은데다 거래건수도 적어 연간 수입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심형석 교수는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공인중개사들도 특화된 분야로 차별화하면서 새로운 사업 분야로의 진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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