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
한미동맹 폐기하려는 위장평화전술

▲ 가상현 울산보훈지청 보훈과장

북한은 그동안 남한과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제4차 핵실험 감행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정세를 극한적 위기상황으로 몰아가다가 지난 5월초 제7차 노동당대회에서는 핵보유국 선언과 한미동맹 해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북한의 무력도발 야욕과 북한 내부의 정치적 불안은 우리의 현 안보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만들고 있다.

필자는 남북 간 화해와 협력분위기가 무르익던 1990년대 통일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남북 간에는 1991년도에 기본합의서가 채택돼 적어도 겉으로는 화해와 협력모드가 조성,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 당시 국민들 사이에도 통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며, 남북 통일시기를 묻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는 5년 이내에 또는 10년 이내에 늦어도 20년 안에는 통일이 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90%이상이었던 기억이 난다. 10년 이내라고 답변한 사람이 가장 많았던 것 같고 필자도 그중의 한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예측과 전망은 빗나가 버렸다.

그동안 한반도의 시계는 거꾸로 돌려져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에 의한 한반도의 통일시기를 공론화하거나 예측하는 것은 무용한 것으로 여겨지게 됐으며, 대신 북한정권의 급격한 붕괴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 위협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것이냐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는 전면전쟁은 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왜 그런가에 대해서 그들은 한국과 미국 간에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고 이에 따른 미군의 주둔이 한반도의 전쟁억지력을 발휘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이 견해는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피격 등과 같은 국지성 도발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해서는 그 목적이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유지를 위한 체제결속을 위한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핵을 지렛대로 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핵 개발을 통해 미국과 어떤 협상을 벌이려는 것이며, 그들의 목적과 의도는 무엇일까?

북한은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제사회에 이목을 집중시켜 결국은 미국과의 양자 협상을 통해 6·25전쟁을 휴전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고 할 것이다. 북한은 1990년대와 2000년대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응하면서도 은밀히 핵개발을 추진하는 이중성을 보였고, 핵을 지렛대로 해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던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미국과의 평화협정에는 한반도에서 휴전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장평화전술에 따른 평화협정 체결로 한미동맹을 폐기시켜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그 틈을 이용해 남한을 무력으로 침공하고자 하는 남한 공산화전략이 숨어 있는 것이다.

만약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교체되면 북한은 국지적 도발이 아닌 전면적 침략을 감행할 것이 분명하다. 이를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국가유공자의 희생으로 지켜온 대한민국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해야 하며 이에 대한 국민의 하나 된 마음이 필요하며 북한의 위장평화전술에 절대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상현 울산보훈지청 보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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