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류시장 진출 지원도 강화
운송기간 줄어 수출입 증가 기대

▲ 김희경 울산항만공사 물류기획팀장

1509년 에스파냐 탐험가 바스코 누네스 데 발보아가 유럽인 최초로 파나마를 발견한 이후 스페인과 영국, 미국, 프랑스 등이 희망봉을 거치지 않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로부터 약 400년이 지난 1914년 태평양과 대서양을 최단 거리(64㎞)로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가 처음으로 개통됐다. 그리고 102년이 더 지난 6월26일 약 7년간의 확장공사를 완료하고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됐다.

확장공사로 파나마 운하는 통항 가능 선박 크기가 폭 32m에서 49m로, 길이는 294m에서 366m로 늘어났다. 이는 Post-Panamx급(최대 1만4000TEU급)으로 대형 유조선과 벌크선은 물론이고 전 세계 LNG 선박의 약 92%와 전체 선박의 97%가 통과 가능한 규모다.

파나마와 울산항의 교역동향을 살펴보면 주요 수출 품목은 승용차, 철강, 건설 중장비 등이며 수입 품목은 LPG, 중유 등이다. 그중 울산항에서는 2015년 기준 석유가스가 파나마로부터 11만t이 수입됐고, 석유정제품과 차량 및 부품이 각각 4만t, 3만t이 수출돼 총 물동량 처리 실적은 21만t으로 전년 대비 179.3%(13만t) 증가했다.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글로벌 해운항만시장이 재편, 울산항에 다음과 같은 영향이 예상된다.

첫째, 울산항 주력 품목(가스, 차량 및 부품, 광석 등)의 물동량 증가이다. 먼저 LPG와 LNG 등 석유가스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셰일가스혁명으로 석유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원유와 가스 등의 재고가 증가했는데 미국의 가스 가격은 국내 도입가격의 3분의1 수준이다. 또한 가스 업체들이 주로 쓰는 초대형 가스운반선의 운하 통과가 가능해지면서 운송기간 또한 50일에서 30일로 감소된다. 실제로 한국 가스업체에서 미국 천연가스 직도입을 위해 미국업체와 액화설비 계약을 체결하고 물량 수입을 타진 중에 있다.

차량 및 부품의 경우 2012년부터 파나마의 상위 베스트셀러에 현대·기아차 4개 모델이 포진하는 등 한국산차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파나마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 추진 등으로 신차는 물론 건설 기자재 및 중장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석류 역시 물동량 증가가 유망한 품목이다. 2011년 2월 파나마 정부의 광업법 개정으로 외국인 투자가 허용됨에 따라 대한광물자원공사와 LS니꼬동제련이 컨소시엄으로 코브레 파나마 동광 개발 사업에 지분참여를 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은 온산항 인근에 세계 생산규모 2위의 초대형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원료 생산이 시작됐고 운하 확장으로 대형 벌크선이 운항되면 울산항으로 안정적 원료 수급이 가능해 질 것이다.

둘째, 원자재 상품시장 권력이동으로 인한 물류시장 개편이다. 운하 확장으로 미국과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가 아시아로 셰일가스와 석유, 곡물 등을 바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원유의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중동의 파워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시아프리미엄 완화에 따른 상품가격 안정화도 기대할 수 있다.

파나마 발 해운항만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울산항만공사는 현재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사업과 파나마 운하에 따른 영향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오일허브 운영 및 활성화 정책에 적극 반영해 동북아 지역은 물론 중남미의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고 화기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박대형화 추세에 따라 중장기 부두기능 조정과 신규부두 개발로 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유치를 추진중이며, 기존 중소형(4000~6000TEU) 컨테이너 선박에 대한 선사들의 선대조정 틈새시장을 공략, 신규항로 및 선사 유치 마케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망화물 수출입 증대를 위해 다양한 화물 인센티브제도를 신설하고, 화주 및 하역사와 전략적 협업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항만물류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희경 울산항만공사 물류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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